한국야구 명예의전당 좌초 위기…설계비 전액 삭감

입력 2018-12-14 15:17  

한국야구 명예의전당 좌초 위기…설계비 전액 삭감
부산시의회 2억1천700만원 전액 칼질…"운영비 분담 협의 미흡"
건립용지 제공키로 한 부산 기장군 '건립 촉구'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 기장군에 들어설 한국야구 명예의전당 건립사업이 걸림돌을 만났다.
부산시의회가 내년 부산시 예산안에서 명예의전당 설계비 2억1천700만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와 기장군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도시들과 경쟁한 끝에 2014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약을 맺고 한국야구 명예의전당을 기장군에 짓기로 했다.
협약에는 명예의전당은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며 건립용지는 기장군이, 건립 비용은 부산시가 부담하고 향후 운영은 KBO가 담당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9월 기장군 야구 전용구장인 드림볼파크에 명예의전당을 짓기로 하고 실시설계에 들어갔으나 행정절차 등을 이유로 올해 2월 설계를 잠정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KBO도 내년 6월까지 명예의전당에 전시할 유물과 전시장 규모 등을 재조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명예의전당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와 유물조사 용역이 마무리되는 내년에 실시설계를 다시 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안에 설계비를 반영했다.
하지만 부산시의회는 KBO와 운영비 분담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전시장 규모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내년 실시설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내년 설계예산이 삭감되자 부산시 등과 3자 협약을 했던 기장군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장군은 한국야구 명예의전당을 유치하기 위해 280억원을 들여 종합야구장 드림볼파크를 조성했으며 내년까지 120억원을 들여 실내야구연습장과 야구체험관도 만들기로 한 상태다.
기장군 관계자는 "부산시와 야구인, 기장군민이 어렵게 명예의전당을 유치한 상황에서 협약 당사자인 부산시의회가 설계예산을 삭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명예의전당이 들어설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는 세계여자야구 월드컵 대회와 국제야구 대축제를 열고 아마 야구팀 전지 훈련장으로 이용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며 "이곳에 명예의전당을 하루빨리 건립해 국내 최고 야구테마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군은 국제야구대축제 조직위원회와 함께 17일 KBO를 방문해 호소문과 부산 야구인 서명부를 전달하고 한국야구 명예의전당 건립을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내년 추가경정예산에 한국야구 명예의전당 설계비를 다시 반영해 내년 하반기 이후 설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josep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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