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노란 조끼' 지지율 감소세…파리는 지난주 수준 경찰력 투입
'노란 조끼'로 佛 기업 체감경기지표 악화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전역에서 서민경제 개선을 요구하는 '노란 조끼' 5차 집회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열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등 여론 진정책을 발표해 시위 규모가 예전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지난주와 같은 수준으로 집회 경비에 나설 계획이다.
시위 양상이 가장 격렬한 수도 파리에서는 지난 8일 집회와 마찬가지로 장갑차 14대가 투입되며 8천명의 경찰력이 동원된다.
미셸 델푸시 파리 경찰청장은 14일 RTL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주와 다른 점은 이번에는 상점을 파괴·약탈하는 극렬 시위대의 전담 체포조를 투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정부의 꾸준한 유류세 인상에 대한 항의에서 촉발된 이른바 '노란 조끼'(Gilets Jaunes) 연속집회는 지난달 17일 첫 전국 규모 집회 이후 계속되고 있다.
'노란 조끼'는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시민들의 집회로 서민 경제의 개선 대책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왔다. 집회 이름은 프랑스에서 운전자들이 의무적으로 차에 비치하는 형광색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온 것에서 붙여졌다.
'노란 조끼' 연속 시위에 대한 지지여론은 마크롱의 대국민 담화 이후 다소 꺾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언웨이가 전날 마크롱 대통령의 담화 발표 직후 긴급 설문한 결과, 노란 조끼 집회가 계속돼야 한다는 응답은 45%로 절반이 되지 않았다.
지난 2일 해리스인터랙티브의 조사에서 '노란 조끼'에 대한 지지율이 72%에 이른 것을 고려하면, 일주일 사이에 지지도가 여론조사업체별로 20∼30%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로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저소득층 에너지보조 확대, 유류세 인상 철회, 최저임금 인상, 은퇴자의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등의 조치들을 잇달아 내놨다.
한편, 프랑스 경제의 민간부문 기업활동을 나타내는 지표가 '노란 조끼' 연속집회 국면의 영향으로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데이터 전문기업인 IHS 마킷이 집계한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2월 49.3으로 전달의 54.2보다 낮아졌다. 이 같은 월간 감소 폭은 2011년 유럽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저치다.
PMI는 기업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로, 50이 넘으면 기업들이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PMI의 급감은 11월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본격화한 '노란 조끼' 연속집회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