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농업장관 "아랍·中과 관계 흔들리면 농업 막대한 피해"

입력 2018-12-15 05:12  

브라질 농업장관 "아랍·中과 관계 흔들리면 농업 막대한 피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親美·親이스라엘 외교노선에 우려 표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아랍권·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면 농업 분야가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블라이루 마기 브라질 농업장관은 "정치적 이유로 아랍권·중국과 관계가 악화하면 농업 부문에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새 정부도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기 장관은 올해 농업 부문의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천억 달러 벽을 넘어설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랍권·중국 시장을 잃으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기 장관의 발언은 친미(親美)·친(親) 이스라엘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에 대해 우려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취임 후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중국의 투자 진출에 제동을 걸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초래했다.
브라질 재계는 대사관 이전이 아랍권과의 통상·투자 관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1∼9월 브라질은 아랍권에 30억 달러 무역흑자, 이스라엘에는 5억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도로·철도·전력 등 인프라 분야에 대한 아랍권의 투자가 전면 보류될 수 있다.
또 아랍권은 브라질산 닭고기와 소고기의 2위 수출 대상국이다. 지난해 아랍권에 대한 브라질의 닭고기·소고기 수출액은 135억 달러(15조원)였다.



브라질이 수출하는 닭고기의 45%, 소고기의 40%는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음식은 채소·곡류 등 식물성 음식과 어류 등 해산물, 육류 중에서는 닭고기·소고기 등이 포함된다.
마기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무역분쟁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중국 수입업체들이 미국산 대두를 대량으로 사들였으나 중국은 여전히 브라질 농산물의 주요 수출국이라면서 "대 중국 수출을 유지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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