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불감증 빠진 CJ ENM…'대마 흡연' 이센스 시상식 출연

입력 2018-12-15 12:14   수정 2018-12-15 12:16

도덕불감증 빠진 CJ ENM…'대마 흡연' 이센스 시상식 출연
"범죄에 면죄부 우려…경각심 흐릴 수 있어"
엠넷 "뛰어난 래퍼이자 음악가여서 섭외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CJ ENM이 대마초 흡연으로 복역한 래퍼 이센스(본명 강민호·31)를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 출연시켜 논란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시상식을 추구한다면서 물의를 빚은 연예인에게 너무 쉽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4일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는 CJ ENM 주최 '2018 MAMA 인 홍콩'(2018 MAMA in HONGKONG)이 막을 내렸다.
팝스타 재닛 잭슨을 비롯해 갓세븐, 나플라, 더 콰이엇, 로이킴, 마미손, 모모랜드, 방탄소년단, 비와이, 선미, 세븐틴, 스윙스, 아이즈원, 오마이걸, 우주소녀, 워너원, 창모, 청하, 타이거JK&윤미래, 팔로알토, 헤이즈와 싱가포르 출신 인기 가수 린쥔지예(林俊傑)까지 총출동한 자리였다.
분위기가 싸늘해진 건 축하공연 때였다. 엠넷 '쇼미더머니' 시리즈로 인기를 끈 래퍼들의 무대에서 이센스가 갑작스레 등장했다. 그는 새 앨범 '이방인' 수록곡 '알아야겠어 그 기분'을 불렀다.
엠넷은 14일 오후 1시 30분께 보도자료를 통해 출연진을 공개했지만, 명단에 이센스는 없었다.
이센스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5년 3월까지 3차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2015년 7월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55만원을 선고받았다. 충남 홍성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16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2012년에도 대마초 흡연 사실이 적발돼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출소 후 발표한 노래도 논란이 됐다.
이센스는 지난해 8월 온라인 음악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WTFRU'에서 '미안합니다 판사님 선고날 내가 했던 말의 반은 가짜지/ 난 병원에서 먹으라고 주는 알약이 싫어 그건 날 멍청이로 만드는 것 같았지/ 근데 난 구십일 살고 있었던 깜빵이 너무 끔찍하더라고/ 난 작가의 마음으로 매일 반성문을 한 장씩'이라고 노래했다.
엠넷은 연합뉴스에 "K팝이 한류 확산의 중심이 된 것처럼 최근 K힙합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반향이 있다"며 "케이콘, MAMA 같은 글로벌 무대에 훌륭한 래퍼들을 소개해 온 노력의 연장선에서 뛰어난 래퍼이자 음악가로 섭외했다"고 해명했다.
CJ ENM 산하 방송에서 이런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엠넷은 작년에도 '프로젝트S: 악마의 재능기부'를 통해 원정 도박을 한 방송인 신정환을 7년 만에 복귀시켰다.
마약, 음주운전, 도박, 폭행, 언어폭력 등 범죄를 저지르거나 물의를 빚은 인물의 방송 복귀는 방송사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사마다 공식적으로 출연 금지 규정과 리스트가 있다. 이는 소위 '블랙리스트'와는 다르다. 여기에는 시비가 붙지 않는다.
그런데도 CJ ENM은 정작 관리해야 할 인물에게는 관대함을 베풀었다. 음주운전 정도는 가볍게 잊어주고, 마약과 도박 전과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용서하며 TV 출연 기회를 줬다. 시청자들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



대중 반응은 차갑다.
누리꾼 tig****는 "연말에 힙찔이(힙합 + 지질이)끼리 파티 한 번 해라. 망신 아니냐. 멋있고를 떠나서 제정신이냐"고 꼬집었고, rir****는 "이제 래퍼들은 마약 해도 훈장으로 생각하겠네"라고 지적했다.
rap****는 "범죄자들은 TV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고, kho****는 "약을 해도 '스웨그'만 있으면 방송할 수 있는 거냐"고 되물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센스가 충분한 자숙 기간 이후 나온 게 아니라는 점에서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힙합 쪽에서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너무 쉽게 풀어주는 게 경각심을 흐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평론가는 "특히 복귀 여부는 그 인물이 어느 정도 진정성을 보였는지가 관건"이라며 "충분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이센스가 그런 과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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