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8 증시] ③ 펀드도 주식형은 줄줄이 손실…채권형 선방

입력 2018-12-16 07:01  

[아듀 2018 증시] ③ 펀드도 주식형은 줄줄이 손실…채권형 선방
주주환원 정책 기대 확산에 국내 행동주의 펀드 두각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올해 코스피를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저조했다.
이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과 부동산 등에 투자한 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 증시 약세에 주식형 펀드 고전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13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897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8.16%였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5.07%와 14.61% 하락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유형별 수익률은 지수에 연동하는 인덱스 펀드(-19.96%)가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15.78%)보다 더 저조했다.
그러나 자금은 인덱스 펀드로 몰렸다. 올해 국내 액티브 주식펀드에서는 7천391억원이 빠져나갔으나 인덱스 주식펀드에는 8조3천595억원이 들어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인덱스 펀드의 낮은 보수가 투자 매력으로 부각됐다"며 "인덱스 펀드 성장 동력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보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마이너스였다. 해외 주식형 펀드 744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1.91%였다.
투자 지역별로 봐도 신흥아시아(-17.31%), 유럽(-11.06%), 아시아퍼시픽(-10.84%), 신흥국(-10.46%), 중동아프리카(-9.02%), 중남미(-3.94%), 신흥유럽(-2.80%), 북미(-0.19%) 등 대부분 평가 손실을 내고 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펀드가 대선 이후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에 힘입어 1.79%의 수익률로 양호한 성과를 냈다. 이에 비해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펀드는 수익률이 -20.21%로 극히 부진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올해 6천57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역별로는 글로벌(8천210억원), 베트남(7천498억원), 북미(4천1억원) 등에 자금이 들어왔고 유럽(-3천72억원), 중국(-1천902억원), 브릭스(-1천785억원) 등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 '안전자산' 채권형·부동산 펀드 두각
줄줄이 손실을 낸 주식형 펀드와 달리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비교적 선전했다.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 261개는 평균 2.56%의 수익을 올렸다. 국공채권(3.49%), 회사채권(3.21%), 초단기채권(1.70%), 일반채권(1.51%) 등 모든 유형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중장기물 위주로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형 펀드의 양호한 성과로 이어졌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여서 금리가 내리면 채권값이 오르고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높아진다.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지면서 올해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총 5조7천72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특히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투자상품인 초단기채권 펀드에 2조8천634억원이 들어왔다.
해외 채권형 펀드 152개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2.66%이지만 주식형 펀드와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또 국내 부동산 펀드(2.40%)와 해외 부동산 펀드(5.87%)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와 해외 부동산 펀드에는 각각 3천3억원, 3천923억원이 순유입됐다.
대안투자형 펀드 중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리버스마켓 펀드는 평균 17.32%에 달하는 높은 수익을 냈다.



◇ 국내 주주 행동주의 서막…플랫폼파트너스·KCGI 주목
올해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한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주주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로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다.
특히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은 상장 인프라펀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MKIF)를 상대로 주주권을 행사해 운용보수 인하를 끌어냈다.
또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180640] 지분을 9%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KCGI는 한진칼이 단기 차입금을 1천600억원 늘리기로 결정하자 이에 대해 "감사선임을 저지하려는 조치"라고 이달 14일 의견문을 내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KCGI는 이 의견문에서 "한진칼의 자산을 인위적으로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감사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는데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는 데 비해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조양호 회장 일가에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처럼 행동주의 펀드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경영권 참여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증권 등에 투자하는 PEF는 530개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2009년 말(110개) 대비 약 5배로 성장했다.
투자자들이 해당 PEF에 출자를 약정한 금액은 68조8천203억원으로 2009년 말(20조원)보다 3.4배로 커졌다.
정부가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체 사모펀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은 2013년 말 144조원에서 이달 13일 현재 330조원으로 약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129%) 불어났다. 작년 말(286조원)과 비교해도 15%가량 증가했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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