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란조끼' 5차 전국 집회…시위 참가 규모 크게 줄어(종합)

입력 2018-12-16 00:15  

프랑스 '노란조끼' 5차 전국 집회…시위 참가 규모 크게 줄어(종합)
마크롱 대국민 담화 후 첫 집회…경찰-시위대, 큰 충돌 없어
시위대 "마크롱 퇴진" 구호…급진여성단체 반라 시위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서민경제 개선대책을 요구하는 '노란 조끼'의 5차 집회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파리와 툴루즈, 보르도 등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처음 전국 차원에서 벌어진 이 날 집회의 참가 규모는 한 주 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날 파리 최대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와 오페라 등에는 형광색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아침 9시 전후로 모이기 시작해 '마크롱 퇴진하라' '우리가 너를 해고하겠다' 등의 푯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급진 여성주의 단체 페멘(FEMEN)의 활동가들이 붉은 후드티를 입고서 가슴을 드러낸 채 샹젤리제거리에서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 쪽으로 행진하다가 경찰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의 꾸준한 유류세 인상에 대한 항의에서 촉발된 이른바 '노란 조끼'(Gilets Jaunes) 연속 집회는 지난달 17일 전국 규모로 처음 확산한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이날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경찰이 일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이따금 최루탄을 쏘기도 했지만, 시위대와 경찰 간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갤러리 라파예트 등 파리 시내의 주요 백화점도 폭력시위 발생을 우려해 지난주 굳게 문을 닫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맞아 정상영업을 했다.
집회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파리의 집회 규모는 지난주 8천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3천여 명으로 오후 3시 현재 집계됐다.
'노란 조끼' 집회가 시작한 이래 시위 양상이 가장 격렬했던 파리에서는 지난주 집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폭력시위에 대비해 장갑차 14대를 비롯한 진압장비와 8천명의 경찰력이 동원됐다.
프랑스 전역의 노란 조끼 집회 참가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3만3천500명으로, 한 주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비해 동원된 경찰은 총 6만9천명으로 집회 참가자의 두 배가량이다.
경찰은 이날 파리의 주요 역 앞과 시위장소로 통하는 길목에서 검문검색을 시행해 경찰에 위해를 가할만한 물품을 소지한 사람 등 100여 명을 연행하는 등 폭력시위를 원천 차단했다.

이날 집회 규모가 크게 준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과 은퇴자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추가근무수당 비과세 등 여론 진정책을 다수 발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는 안정과 질서, 정상적인 삶으로의 복귀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노란 조끼'는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시민들의 집회로 마크롱 정부를 상대로 서민 경제개선 대책을 요구해왔다. 집회 이름은 프랑스에서 운전자들이 의무적으로 차에 비치하는 형광색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온 것에서 붙여졌다.
'노란 조끼' 연속집회를 지지하는 여론은 마크롱의 대국민 담화 이후 크게 꺾였다 .
담화 발표 직후인 지난 11일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언웨이의 조사결과 노란 조끼 집회가 계속돼야 한다는 응답은 45%로 절반이 되지 않았다. 일주일 전 70%대 지지율에서 20∼30%포인트가량 낮아진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로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저소득층 에너지보조 확대, 유류세 인상 철회, 최저임금 인상, 은퇴자의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등의 조치들을 잇달아 내놨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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