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대통령, 학살 벌어진 라카인주 "상서롭다" 발언 논란

입력 2018-12-16 10:03  

미얀마 대통령, 학살 벌어진 라카인주 "상서롭다" 발언 논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윈 민트 미얀마 대통령이 로힝야족 집단학살 현장인 서부 라카인주(州)에 대해 '상서롭다'는 표현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윈 민트 대통령은 전날 제44주년 '라카인의 날'을 맞아 관영언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자연재해도 없었으니 2018년은 상서로운 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글라데시와 체결한 로힝야족 난민 송환 협정 체결을 칭송하기도 했다.
윈 민트 대통령은 또 "라카인주는 미얀마에서 가장 빈곤하지만 경제특구 건설 예정 지역이다. 24시간 전기 공급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라카인주를 아름답고 행복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모든 소수민족이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권자 아웅산 수치의 측근인 윈 민트 대통령의 발언은 로힝야족 탄압을 국제법상 처벌이 가능한 범죄로 규정하고 관련자 처벌을 추진 중인 국제사회와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이다.
라카인주에서는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경찰 초소를 습격하는 일이 있었다.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에서 오랜 세월 핍박받은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봉기한 ARSA를 미얀마 정부와 군은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토벌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로힝야족 민간인이 죽고 73만명에 이르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유엔 진상조사단은 사태 발생 초기 2개월간 1만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학살과 방화, 성폭행 등을 일삼으며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미얀마군의 행위를 '집단학살', '반인도 범죄'로 규정해 관련자 처벌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와 군은 이런 난민들과 국제사회의 주장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또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직면한 미얀마는 로힝야족 난민을 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방글라데시와 합의했지만, 시민권과 신변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난민들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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