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의 워킹그룹 대면회의 개최…'교착상태' 비핵화 협상 해법 모색
철도 착공식·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남북협력사업 제재면제 협의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번 주중 방한해 우리 측과 비핵화 협상 및 남북협력사업의 제재면제 등을 논의한다.
비건 대표는 이번 주 후반께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한미 간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제재 관련 사안을 조율하는 워킹그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열면서 출범했고, 이번에 한 달 만에 다시 대면 협의를 갖는 것이다.
한미는 지난 7일 워킹그룹 실무 화상회의를 열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선 교착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상황을 평가하고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해법이 모색될 전망이다.
북미는 지난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협의 이후 본격적인 협상을 갖지 않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회담을 지난달 8일 뉴욕에서 열기로 했다가 연기한 뒤 1개월 이상 지나도록 다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판문점에서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과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으로 추정되는 북측 인사 간 회동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협상이라기보다는 연말에 사임하는 앤드루 김 센터장이 북측에 후임을 소개하는 성격이 더 커 보였다는 게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협상이 이처럼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은 북한이 미국의 협상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자신들의 조치에 미국이 '제재완화' 등 만족할만한 조치로 화답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의 정체 국면이 더 길어지면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한미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조속히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불발된 배경에 대한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고 내년 1∼2월로 추진되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 등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또 오는 26일로 예정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남북 협력사업의 제재면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전망이다.
착공식 행사 자체는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행사를 위해 올라가는 물자들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또 이산가족 화상상봉, 북한 양묘장 현대화,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 등 사업에서도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제재에서 면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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