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상원 제출용 보고서 초안 입수…취임후 인스타·유튜브 러 활용↑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 과정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한 소셜미디어(SNS) 공작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정보위용으로 작성된 러시아의 미 대선 관련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에 대한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옥스퍼드대의 '컴퓨터를 이용한 선전 프로젝트' 팀과 네트워크 분석회사 그래피카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의 SNS 게시물 수백만건을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은 물론이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구글플러스, 텀블러, 핀터레스트 등 거의 모든 SNS를 무차별적으로 이용했으며 야후 메일과 핫메일, 지메일까지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보수 및 극우 유권자들은 트럼프 후보 지지를 독려하는 게시물에, 트럼프 후보에 반대할 만한 유권자들은 투표 의지를 꺾는 게시물에 각각 노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모든 메시지가 분명히 공화당, 특히 트럼프 후보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는 러시아의 온라인 공작은 2013년 초 트위터에서 시작돼 꾸준히 늘어왔지만, 트럼프 당선 직후 6개월간 특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인스타그램에서 두드러졌다. 2016년에는 러시아 계정에서 월 2천600개 정도의 게시물이 생산됐지만 2017년에는 월 6천개로 늘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지난 3년간 러시아 계정이 얻은 '좋아요'는 1억8천500만개, 댓글은 400만 개에 달했다.
유튜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 트럼프 당선 이후 6개월간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되는 트위터 링크가 84%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집단적 불만을 공유하고 시민적 관여를 조직화하는 자연스러운 기반시설이었던 소셜미디어가 약삭빠른 정치 컨설턴트에 악용되는 사회적 통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SNS 게시물 조사 과정에서 러시아 측이 선거광고를 구매하는 데 러시아 화폐인 루블을 쓰거나 연락처로 러시아 번호를 남기는 허술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번 주 후반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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