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교착상태에 영국서 제2 국민투표론 '솔솔'

입력 2018-12-17 11:11  

브렉시트 교착상태에 영국서 제2 국민투표론 '솔솔'
英매체 "각료들, 국민 재투표 위한 물밑 논의 진행중"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재실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각료들 사이에서는 재투표를 위한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메이 총리의 최측근인 일부 각료가 브렉시트 교착 상태 해결을 위해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하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3일 브렉시트 재투표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끌어내고자 야당인 노동당 의원들과 비밀리에 회동했다.
리딩턴 실장은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등과 함께 새로운 국민투표만이 의회의 교착상태를 끝낼 수 있다고 믿는 영국 각료 5인방 가운데 한 명이다.
선데이타임스는 리딩턴 측이 국민투표에서 메이 총리가 제시한 브렉시트 합의안과 '노딜' 브렉시트, 여기에 EU 잔류 등 3가지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메이 총리의 측근 가운데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를 준비하는 또 다른 인물로 개빈 바웰 총리 비서실장을 꼽고 그가 지난주 한 각료에게 2차 국민투표만이 "진전을 이룰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메이의 각료들은 브렉시트의 근거가 된 리스본 조약 제50조 적용을 백지화하기 위한 법률적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보수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바웰과 리딩튼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며 "총리실의 다른 인사들도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전했다.
리딩턴 실장은 지난 13일 노동당 의원들과의 회동 이외에도 지난주 노동당과 보수당의 주요 하원의원들과 관련 논의를 위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 의원은 리딩턴 실장이 "국민투표에 대해 의사를 타진하는 것을 넘어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해 바웰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자신의 이날 일정을 공개하면서 몇 시간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히며 "여기에는 2차 국민투표에 대한 계획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고 리딩턴 역시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메이 총리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이번 주 EU 대사들을 총리실로 초청해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메이 총리는 정부 최고위 법률가를 브뤼셀에 보내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 방안에 기한을 적용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선데이 타임스는 제2 국민투표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메이 총리도 사석에서는 이를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메이 총리와 만난 그의 전임자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메이 총리가 개인적으로는 재투표를 반대하지만 "하원을 섬기는 이"(servant of the Commons)로서 하원의원들이 재투표를 원한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위에 전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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