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모금회에 전화 걸어 "나와보라" 사무실 입구에 놓고 가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개인으로 추정되는 기부자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또 거액을 내놨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경남모금회)는 익명 기부자가 5천534만8천730원을 기탁했다고 17일 밝혔다.
경남모금회 한 직원은 지난 14일 낮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사무실 입구 쪽에 물건 하나가 있으니 잠시 나와보라"는 전화였다.
입구 쪽에는 과연 봉투 1개가 놓여 있었다.
봉투 안에는 5만원 권 돈다발과 직접 손으로 쓴 편지가 들어 있었다.
"네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 가르침을 흉내라도 내고자 1년 동안 넣었던 적금을 가난하고 병원비가 절실한 가정의 중증 장애아동 수술비와 재활치료에 사용하기 바랍니다"
이 기부자는 이어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이 올해보다 더 행복하고 덜 아팠으면 좋겠다. 내년 연말에 뵙겠다"고 편지를 마무리해 앞으로도 익명 기부자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경남모금회는 손편지 필체가 올해 초 2억6천400만원을 기탁한 인물이 남겼던 편지와 똑같은 점으로 미뤄 동일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올해 1월 2억6천400만원을 기부할 때도 철저히 이름을 숨겼다.
당시 경남모금회 계좌에 '익명'이라는 이름으로 2억6천400만원을 보냈고 우편에 동봉된 통장 4개에도 모두 이름, 계좌번호, 거래은행이 지워져 있었다.
경남모금회는 기부자의 뜻대로 기탁금을 어려운 이웃들 치료비로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탁한 2억6천500만원 역시 장애인 아동·노인·여성 대상 긴급 의료비 2억5천100만원, 장애인 자립 교육지원사업, 임산부·산모 지원사업에 1천300만원을 썼다고 경남모금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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