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료기기 산단 토목공사 물량 배분 요구 이어 2번째
노조 "군청이 중재해야" vs 군청 "행정 개입은 곤란"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전국건설노동조합 충북 옥천지회가 옥천 제2의료기기 산업단지 토목공사 건설장비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며 16일 오후 옥천군청 마당에 천막을 쳤다.
지난 7월 이 현장의 작업 물량 배분에 반발해 천막 농성을 벌인 데 이어 2번째다.
17일 이 노조에 따르면 최근 옥천 제2의료기기 산업단지 토목공사를 하는 A 업체와 2차례 진행한 장비 사용료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 측은 15t 덤프트럭 하루 사용료로 42만원을 요구한 반면, 업체는 현금 25만원과 경유 80ℓ(시가 11만원) 지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업체에서 제시한 금액은 이 지역 건설현장의 평균 단가를 크게 밑돌고, 자신들이 공급한다는 경유의 품질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산업단지 공사가 600억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이 지역 건설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천군은 개별 건설업체의 장비 사용료까지 행정기관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군은 지난 7월 노조 요구에 따라 이 현장의 토목공사 물량 50%를 관내 장비 업체에 맡기도록 중재한 바 있다.
당시에도 행정당국이 노조의 천막 농성에 굴복해 민간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공사 물량에 대한 중재도 난처했는데, 장비 사용료까지 노조 주장에 맞춰달라고 요구하기는 힘들다"며 "행정에서 개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한 발짝 발을 뺐다.
그러면서 "행정기관이 개입할 경우 업체 입장에서 '갑질'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양측의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주는 정도가 최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청 정문 옆에 턱 하니 들어선 농성 텐트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 주민은 "노조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익을 위해 행정기관을 압박하는 듯한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툭하면 행정시설을 점거해 농성하는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옥천 제2의료기기 산업단지는 옥천읍 서대·구일리 일원 35만㎡에 공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충북개발공사가 작년 7월 발주했지만, 문화재 발굴 등으로 10개월 가까이 공사가 중단됐다가 지난 6월 재개됐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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