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도 역내 패권 다툼 치열…남아시아서 '일진일퇴'(종합)

입력 2018-12-17 15:10  

中·인도 역내 패권 다툼 치열…남아시아서 '일진일퇴'(종합)
부탄·몰디브에 스리랑카까지…친중국 탈피해 인도와 밀착
中왕이, 일대일로 내세워 라오스·미얀마 등 우군 확보 나서


(뉴델리·베이징=연합뉴스) 김영현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지난해 접경지역 갈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까지 갔던 중국과 인도가 역내 패권을 놓고 주변국 끌어들이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부탄에 이어 몰디브, 스리랑카에서 친(親)중국 성향의 정치 세력이 잇따라 밀려나면서 남아시아에서 인도의 힘이 세지자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내세워 미얀마, 라오스 등에 대한 포섭에 나서면서 역내 강대국인 두 나라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모양새다.

◇ 남아시아 친중세력 퇴조에 미소짓는 인도
인도는 최근 중국과의 남아시아 패권 경쟁에서 잇따라 성과를 거둬 고무된 분위기다.
인도 외교부는 16일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가 두 달 만에 총리직에 복귀하자 곧바로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이렇게 스리랑카의 정치 상황이 수습되자 '숨은 승자'는 인도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친중국 성향의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다시 영향력을 행사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라자팍사는 2005년부터 10년간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노골적인 친중국 정책을 폈다. 중국에서 대규모 차관을 빌려 함반토타 항(港)을 건설하는 등 중국의 일대일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런 라자팍사가 총리로 임명되자 인도는 국제사회와 함께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복직을 위해 다양한 물밑 외교 작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지난 9월 대선이 치러진 몰디브에서도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선에서 패배한 친중국 성향의 압둘라 야민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할 움직임을 보이자 인도는 미국 등과 연대해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라"고 압박했다.
야민 전 대통령은 선거 후 한 달 가까이 버티다가 결국 대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중국은 지난 10월 부탄 총선에서도 영향력 확대 기회를 놓쳤다.
2008∼2013년 집권한 친중국 성향의 부탄평화번영당(DPT)이 재집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을 깨고 중도좌파 성향의 신생 야당 브루그 니암럽 초그파(DNT)에 밀렸기 때문이다.
대신 새정부 출범 후 인도와 부탄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는 분위기다.
로타이 체링 부탄 총리는 첫 해외 순방지로 인도를 택해 오는 27일 뉴델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 中, 일대일로 내세워 라오스·미얀마·태국·캄보디아 포섭전
이처럼 남아시아에서 친 중국 세력이 약화하자 중국은 라오스와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며 우군 확보에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지난 16일 라오스와 미얀마 측을 잇달아 만났다.
왕이 국무위원은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 만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일환인 중-라오스 철도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2019년 중-라오스 방문의 해를 계기로 양자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그는 우 조 띤 미얀마 국제협력 장관과도 회담하고 일대일로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이 중-미얀마 경제 회랑을 공동 건설하기로 한 양해각서를 적극적으로 실천하자고 왕 국무위원은 강조했다.
아울러 왕이 국무위원은 호르 남홍 캄보디아 부총리와도 만나 전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길 희망하면서 중국과 공동 발전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에 호르 남홍 부총리는 캄보디아 총리가 내년에 중국에서 열리는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해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을 증진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왕이 국무위원은 같은 날 돈 쁘라믓위나이 태국 외교부 장관과 회동에서는 "한 집안처럼 가까운 중국과 태국"이라는 말까지 써가면서 양국 관계를 강조했다.
돈 장관은 양국간 공동 철도 건설 등 일대일로의 틀 내에서 협력을 전개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남아시아에서 항구 등을 잇따라 건설하는 등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을 강력하게 펼치며 역내 인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했다.
이에 인도도 남아시아 국가와 정치·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군사력을 증강하는 등 지역 구심력을 다지는 데 힘쓰며 맞서는 상황이다.
cool@yna.co.kr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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