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활동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감반에서 일하다 비위 연루 의혹으로 검찰로 복귀 조치된 김모 수사관은 전직 총리 아들의 개인사업 현황, 은행장 동향 등 자신이 작성했다는 '첩보 보고서' 목록을 한 매체를 통해 새롭게 밝혔다. 청와대는 특감반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민관에 대한 감찰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김 수사관이 가져온 첩보 중 일부 '불순물 첩보'는 폐기됐고, 본연의 업무에서 벗어나는 첩보를 김 수사관이 가져온 데 대해 반복하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명백한 민간인 사찰이 이뤄졌다고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수사관은 며칠 전에는 우윤근 주러시아대사가 과거 의원 시절 한 사업가로부터 채용 청탁과 함께 1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자신이 조사했고, 이런 내용을 상부에 보고했지만, 청와대가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으며, 대신 자신이 징계를 받았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씨가 해당 보고 때문에 쫓겨났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일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우 대사도 과거 검찰에서 다 조사하고 문제가 없는 것으로 종결지었던 사안이라며 자신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 사안에 대해 180도 상반된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진실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다만 권력의 핵심부인 청와대에서 촉발된 논란이 지속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가능한 한 조기에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지난해 작성한 첩보 때문에 1년여 뒤에 청와대에서 쫓겨나게 됐다는 등 김 수사관의 주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점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의 공개적 반발 정도나 폭로 내용을 감안할 때 단순히 일축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게다가 애당초 이번 논란의 촉발점이 된 특감반원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지금까지 청와대나 검찰에서 속 시원한 설명이 나온 것도 별로 없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의 폭로가 나오자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폭로가 계속되자 "자신이 생산한 첩보 문서를 외부에 유출하고 허위주장까지 하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법무부에 추가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논란의 조기 정리를 위해서라도 청와대가 특감반원 전원 교체를 둘러싼 진실과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검찰도 그동안 진행한 김 수사관 비위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혀야 한다. 또 우 대사에 대한 첩보 내용이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된 만큼 과거 진행한 검찰의 관련 조사 결과 등도 따져보고 설명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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