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보도에 한수원 "참여 의사 밝힌 적 없다"
블룸버그 "불가리아 정부 재정책임 회피에 러시아, 아시아 회사들만 관심"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불가리아 언론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도 응찰 후보의 하나로 거론됐던 불가리아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이 재정 등의 문제를 들어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 매체는 1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정부는 이 사업의 비용을 100억 유로(12조8천억 원)로 추산하고 있으나 "원전 산업의 전형적 특성상 당초 예상 비용의 초과는 당연하다고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불가리아 정부는 자신들은 아무런 재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 투자자들은 러시아와 아시아 회사들에 국한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예상했다. 한수원과 중국 국영 원전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CNNC)이 "관심을 표명해왔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에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 새 원전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불가리아 원전 사업에 한수원이 참여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업에 비관적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너지 분야 분석가 엘친 마마돕은 "불가리아 정부는 (전기의) 가격 보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원전 개발엔 이것이 필요하다"며 "민간 회사 하나가 자금을 대기엔 너무 위험하고 비싼 사업"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유럽 대륙의 정부, 건설사, 투자자들은 고비용 원전 건설을 꺼리고 태양과 바람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로 선회하고 있다"며 "(불가리아) 현지 주민들과 산업 분석가들, 경제전문가들, 그리고 일부 의원들마저 이 사업이 안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 원전은 불가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러시아에만 도움 된다는 것.
불가리아 정부는 전기차 시대, 경제성장 등을 감안한 장기적 관점에서 전력 수요 충당을 위해 원전의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동안 몇 차례 추진하다 중단됐던 제2 원전 건설을 재추진키로 결정하고 내년 초 입찰할 예정이다.
불가리아 북부 다뉴브강변의 벨레네에 기당 1천MW 규모 원자로 2기로 구성된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건설비는 100억 유로를 상한액으로 책정했다.
과거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으로부터 사들였다가 사업 중단 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던 원자로 2기를 설치하는 조건이다.
테메누즈카 페트코바 불가리아 에너지장관은 블룸버그에 "재생가능 에너지는 자연조건에 의존하기 때문에 우리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고 원전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불가리아민주주의연구소의 에너지 분석가 마틴 블라디미로프는 "불가리아는 앞으로 30년간 발전 용량을 확충할 필요가 없다"며 "원전은 너무 비싸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좌초자산, 전력공급망에서 아무런 역할도 못하는 좀비 발전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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