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사범대·특수교육 전공 사회복무요원, 특수학교 우선 배치
특수학교 내 CCTV 설치 확대…3년 주기 인권침해 조사 실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내년 1월부터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나 성폭력, 차별행위를 목격하면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운영된다.
특수학교에는 '예비교사'인 교대·사범대·특수교육과 출신 사회복무요원이 우선 배치된다. 태백미래학교 등 '문제특수학교'는 공립으로 전환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서울성북강북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장애학생 인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경찰청과 병무청, 서울시교육청 등도 수립 과정에 참여한 범정부 시책이다.
유은혜 "인권침해 사립특수학교 공립화 추진" / 연합뉴스 (Yonhapnews)
정부는 폭력·성폭력·차별행위 등 장애학생의 인권침해 사안을 누구나 익명으로 신고·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 인권보호 지원센터'를 내년 1월부터 운영한다.
또 매년 시행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장애학생 맞춤형 문항을 넣고 2021년부터 3년 주기로 장애학생 인권침해 실태조사도 벌인다. 3년 주기 실태조사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표집조사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교사가 학생을 성폭행하는 일이 발생한 강원 태백미래학교와 사회복무요원이 학생을 폭행하거나 괴롭힌 서울인강학교는 내년 공립으로 바뀐다. 두 학교는 각각 내년 3월과 9월 공립으로 재개교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장애학생 폭행 사건이 있었던 강서구 교남학교와도 공립화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2022년까지 특수학교는 26개 이상, 특수학급은 1천250개 이상 신·증설한다는 것이 현재 정부계획이다. 국립대인 공주대와 부산대에는 국내 최초의 예술·직업 분야 특성화 특수학교를 만든다. 정부는 이러한 특수학교 확대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대책발표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은 "일반 학교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통합교육이 이뤄진다면 특수학교는 필요 없다"면서 "사립고등학교 등이 특수학급 설치를 거부하는 일이 빈번한데 이를 막는 강력한 지침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상 장애학생 배치 시 해당 학교는 반드시 특수학급을 설치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학교당 19.3개꼴인 특수학교 내 폐쇄회로(CC)TV도 늘릴 계획이다. 복도나 사람들 시선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CCTV 설치를 확대한다.
장애학생 부모들은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교실 안 CCTV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한 장애학생 부모는 "교남학교 등 문제학교에는 CCTV를 전면 설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교실 안에는 CCTV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특수교사자격이 없는 교사의 특수학교 임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현재 2만39명의 특수교사 가운데 60명은 일반교사 자격만 있고 특수교사 자격은 없다. 이들은 과거 특수교사가 부족해 임용된 경우다.
사립 특수학교 교장도 다른 초중고 교장과 마찬가지로 한 차례만 중임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재 사립 특수학교 교장은 별다른 이유 없이 재임용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정부는 특수학교에서 근무할 사회복무요원을 교대나 사범대, 특수교육 관련 학과 출신을 우선 뽑아 배치하기로 했다. 신규배치 요원 대상 3개월 이내 장애인권교육(직무교육)도 실시한다.
아울러 장애학생 인권침해를 저지른 사회복무요원이 다른 학교나 교육청에 재배치되지 않게 규정을 강화하고 사회복무요원 대상 실태조사도 연 2회로 지금보다 한 차례 더 시행한다.
현재 운영 중인 '장애학생 인권지원단'에는 특수학교 관할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이 반드시 참여하게 했다. 인권지원단의 학교현장 정기지원은 연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정부는 장애학생이 다른 학생 수업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경우 등에 이를 자제시킬 학교별 '행동지원팀'과 의사와 상담사 등으로 구성된 교육청별 '행동지원전문가단'을 운영한다.
또 '상황별 대처 행동 매뉴얼'을 개발·보급하고 장애학생이 연루된 학교폭력 발생 시 장애학생 특성을 고려한 처리가 이뤄지도록 관련 가이드북도 손질한다.
아울러 장애학생이 손짓·눈짓·몸짓·표정 등으로 인권침해 피해를 알릴 수 있도록 이를 읽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정부는 관계부처는 물론 학부모와 장애인단체가 참여하는 '장애학생 인권보호 추진 점검단'도 운영하기로 했다.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나선다.
유은혜 부총리는 "이번 대책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현장과 계속 소통하겠다"면서 "누구도 차별받지 않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