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베테랑 좌완 투수 CC 사바시아(38)가 존경을 얻고 끝내는 돈까지 챙겼다.
AP통신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가 사바시아에게 인센티브 50만 달러(약 5억6천575만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사바시아는 올해 양키스와 1년간 1천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155이닝, 165이닝, 175이닝, 185이닝을 각각 달성할 때마다 보너스 5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사바시아는 153이닝에 그쳐 155이닝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그런데도 양키스는 주저 없이 50만 달러를 줬다.
사바시아가 채우지 못한 2이닝에 담긴 사연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사바시아는 9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방문 경기에 시즌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했다.
인센티브가 걸린 155이닝을 넉넉하게 채울 수 있는 경기였다.
타선은 무려 11점을 벌어줬다. 어깨의 부담을 던 사바시아는 5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팀이 11-0으로 앞선 6회말 탬파베이 선두타자에게 초구를 던질 때 사바시아의 투구 수는 불과 55개였다.
사바시아로서는 2이닝만 더 던지면 올 시즌 투구이닝 155이닝을 채워 보너스 50만 달러를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사바시아는 스스로 재를 뿌렸다.
사바시아는 6회말 탬파베이 선두타자 헤수스 스쿠레를 초구에 다리를 맞혀 퇴장 명령을 받았다.
6회초 탬파베이 투수 앤드루 키트리지가 양키스 타자 오스틴 로마인의 머리를 겨냥한 위협구를 던진 것에 대한 사바시아의 보복구였다.
키트리지의 투구 이후 주심은 양 팀에 경고했다. 또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곧바로 투수를 퇴장시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바시아는 이닝 교체 후, 보란 듯이 초구에 스쿠레를 맞히고 퇴장당했다.
당시 2이닝만 더 던지면 50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었던 사바시아는 이를 스스로 포기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5경기 출장 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하지만 사바시아는 돈을 포기하고 동료를 보호하는 자세로 양키스 선수들의 찬사와 존경을 받았다.
양키스 구단도 계약 조항에 연연하지 않고 50만 달러를 챙겨줬다.
사바시아의 에이전트는 "사바시아는 구단의 결정에 무척 고마워하며, 내년 시즌을 정말로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