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휠체어에 의지한 채 생활하는 주인을 따라 대학 수업에 빠지지 않은 안내견이 명예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4살 된 골든 리트리버종 '그리핀'은 주인을 따라 대학 강의실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것에서부터 직업 치료사 과정을 밟고 있는 주인의 현장실습 장소까지 따라가는 등 모든 걸 다했다고 AP 통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리핀의 주인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윌슨에 사는 브리타니 홀리(25·여)로, 그는 뉴욕 포츠담에 있는 클라크슨대 강의를 빠짐없이 들었다.
클라크슨대는 뉴욕주도 올버니에서 240㎞ 거리에 있다.
홀리가 다음 달 졸업장을 받기로 돼 있는 것과는 달리 그리핀은 이미 지난주 말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클라크슨대 이사회는 "그리핀이 홀리를 위해 '특별한 노력과 꾸준한 헌신, 부지런한 봉사'를 다했다"고 명예 졸업장 수여 배경을 설명했다.
홀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리핀도 졸업하도록 밀어붙였다"면서 "그리핀은 내가 한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홀리를 위해 문을 열어주거나 전등을 켜는 것에서부터 홀리가 필요하다고 하는 물품을 가져다줬다.
무엇보다도 그리핀이 주는 감정적 편안함을 느낀 게 홀리로서는 가장 컸다.
홀리는 "자살 충동을 느꼈을 때 내게 도움을 줄 안내견을 찾게 됐다"며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엄청난 통증 때문에 늘 우울했고 불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리핀은 미 웨스트버지니아주 교도소 수감자들이 만든 안내견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받았다.
홀리는 "일부 안내견은 휠체어를 무서워하지만, 그리핀은 달랐다"며 "그리핀은 휠체어에 탄 내 무릎에 뛰어 올라와 얼굴을 핥는 걸 좋아했다"고 말했다.
홀리는 그리핀과 함께 부상 군인에 대한 정신치료 등을 지원하는 노스캐롤라이나 포트브래그에서 인턴십을 했다.
홀리는 "직업을 구할 때 그리핀과 늘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며 "그리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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