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사내 성추문에 휩싸인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CBS는 17일(현지시간) 레슬리 문베스 전 최고경영자(CEO)를 해고하고 1억2천만 달러의 퇴직금 지급을 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문베스는 CBS 재직 시절을 전후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성희롱 또는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으며 CBS는 문베스와의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BS의 이번 결정은 문베스의 행위와 CBS의 조직 문화 등을 대상으로 한 로펌 2곳의 조사 결과에 대한 이사회의 검토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CBS 이사회는 성명에서 "고의적이고 중요한 불법 행위를 포함해 관계를 끝내야 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고용 계약을 위반하고 사규를 어겼으며 조사에 고의로 협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베스에 대한 조사 내용을 담은 기초 보고서는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공개됐는데 보고서에는 문베스가 증거를 인멸하고 CBS 내 직위를 약속하며 고발자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문베스가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들을 승진시켰다는 내용도 있다.
문베스는 성범죄 혐의를 부인하며 성적 접촉은 당사자와의 합의로 진행했다고 주장해 왔다.
CBS 이사회는 "성희롱이나 보복 행위가 회사 내에 만연하지는 않았으나 사규나 회사 관행이 과거의 사건들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CBS는 지난해 11월 성희롱과 불법 행위 의혹이 제기됐던 CBS 모닝 쇼와 '60분'(60 Minutes) 프로그램 공동 앵커였던 찰리 로즈를 해고했으며 '60분' 책임 프로듀서인 제프 페이거도 지난 9월 해고됐다.
CBS는 지난주 문베스의 퇴직금에서 나온 2천만 달러 규모의 기부금 수령자 18명을 지정했다. 이 돈은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로이터제공]
k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