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혐의 완강히 부인, 제주지법 '사고 경위 불분명' 판단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에서 5살 어린이가 뇌출혈로 의식불명에 빠지자 경찰이 아동학대를 의심해 수사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시 내 모 병원으로부터 5살 김모군이 아동학대를 당한 정황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나서 어머니 A(35)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오후 8시 13분께 119에 "아이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다"고 신고했고, 병원에 실려 간 김군은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당시 김군의 얼굴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는 등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김군은 앞서 지난달 29일께 정수리가 4㎝가량 찢어지는 상처를 입어 이튿날 오전 제주시 내 모 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집 계단을 내려오다가 넘어졌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의사가 아동학대를 의심한 점과 A씨가 다른 자녀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한 점을 들어 지난 14일 A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지난달 30일 딸 B(10)양에게 "아빠께는 너희들끼리 놀고 있을 때 다쳤다고 말씀드려라"라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제주지방법원은 '사고 경위 불분명'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현재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다른 자녀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친 아들을 병원에 늦게 데려간 것으로 인해 남편과 싸우게 될까 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다른 자녀를 학대한 정황은 없었다"며 "현재 김군이 다친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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