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태안화력 노동자 트라우마 호소…심리치료 차질

입력 2018-12-18 18:44   수정 2018-12-18 18:46

'사망사고' 태안화력 노동자 트라우마 호소…심리치료 차질
일부 노동자 "트라우마 상태의 노동자 처지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



(태안=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운송설비를 점검하다 사고로 숨진 김용균(24) 씨 동료들에 대한 심리치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일부 노동자들은 트라우마 상태의 노동자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심리치료가 진행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18일 김용균 씨 소속 회사인 한국발전기술(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태안화력 안전체험장에서 사고현장 근로자 40여명을 대상으로 하기로 한 심리설문 일정이 취소됐다. 심리설문은 심리치료 첫 단계다.
노동자들이 당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교육장에 나왔지만, 상담사가 다른 상담 일정 등을 이유로 늦게 도착한 데다 치료 대상자들도 교육 장소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상담을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한 노동자는 "사고를 직접 목격해 트라우마가 적지 않은 동료들을 사고현장과 가깝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에서 치료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안전사고도 아닌데 굳이 안전체험장에서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용균 씨 동료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사고 이후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휴가를 받았지만, 일부는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업무 복귀에 대한 불안한 심정을 주변에 토로한다.
그런가 하면 사고 이후 현장을 수습하고 잔해를 정리한 청소업체 노동자들이 심리치료 대상에서 제외돼 뒤늦게 포함 여부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보령지청 관계자는 "심리치료 과정에서 일부 대상자들이 문제를 제기해 장소를 옮겨 치료하는 방안을 노사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치료 대상이 많고 시일이 촉박해 상담사를 추가로 지원받고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전체 노동자가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min36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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