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메이, '노 딜' 브렉시트 대비 내각회의…부처별 자금 배정

입력 2018-12-18 22:41  

英 메이, '노 딜' 브렉시트 대비 내각회의…부처별 자금 배정
재무부, 4조3천억원 '노 딜' 준비자금으로 책정해
노동당, 총리 불신임안 이어 정부 불신임안 준비…가능성은 '글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영국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준비 강화에 나섰다.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18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오전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노 딜' 브렉시트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영국 정부는 부처별로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자금을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국 재무부는 지난해 예산안 발표 당시 '노 딜'에 대비하기 위해 30억 파운드(한화 약 4조3천억원)를 별도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지난 3월 내무부와 교통부, 환경부, 기업부 등 20여개 부처에 이 자금의 절반가량을 배정했다.
제임스 브로큰셔 지역사회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원하지 않고,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노 딜' 준비를 계속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최근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노 딜' 발생에 따른 모든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노 딜' 준비 노력을 강화하는 것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전날 하원에 출석,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내년 1월 셋째 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올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기 위해 또다시 한 달을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메이 총리 측은 구속력이 없는 야당의 총리 불신임안 제출을 정치적 쇼로 일축하고 오히려 내각 사퇴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 구속력 있는 정부 불신임안을 정식 제출하라고 맞섰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과 자유민주당, 웨일스민족당 등 다른 야당도 노동당에 정부 불신임안 제출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존 힐리 노동당 예비내각 주택부 장관은 정부 불신임안 제출은 "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제출할지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불신임안이 제출되더라도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메이 총리의 당 대표직에 대한 불신임서한을 제출했던 보수당 내 강경론자들조차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이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연합당(DUP) 역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정부 불신임안은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DUP는 그동안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와 관계를 이어온 코빈 노동당 대표의 집권을 반대해오고 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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