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56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롬복섬 강진 참사로부터 4개월이 지났는데도 재건된 주택의 비율이 3.2%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윌름 람팡일레이 청장은 전날 롬복섬 마타람에서 관계자들을 만나 피해재건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진으로 무너진 주택을 재건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현재까지 1조5천억 루피아(약 1천200억원)를 투입했지만, 재건율이 3.2%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유명 휴양지인 롬복섬에서는 지난 8월 5일 저녁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나 563명이 숨지고 건물 7만5천여채가 무너져 4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진 설계가 된 조립식 주택을 제공해 주민들이 지진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공사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린 탓에 이재민 상당수는 여전히 텐트나 양철 지붕이 덮인 오두막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윌름 청장은 "9월부터 재건이 시작됐지만,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가 착공한 조립식 주택은 2천424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136채만 완공됐다"면서 "속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사업주택부 당국자는 정부와 계약을 맺고 조립식 주택을 생산하는 업체 수를 늘리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조립식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공사 진척을 늦추는 요인이라고 해명했다.
그런 가운데 롬복섬 일대에선 우기가 시작돼 주민들의 고통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적도에 있는 인도네시아는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편으로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인 우기에는 강한 비가 계속 내린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하고 롬복섬 등 지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산사태와 돌발성 홍수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BMKG 청장은 "인도네시아 국토의 77.4%가 우기에 들어갔다"면서 "특히 지진 발생 지역에선 산지 경사면이 불안정해져 산사태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