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靑 대응이 논란 키워" 지적…맞대결 양상 피하고 檢에 공 넘겨
金 구속 여부 촉각…정국 경색 불가피할 듯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이슬기 기자 = 청와대가 19일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폭로전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청와대와 김 수사관은 고발인과 피고발인의 관계로 전환됐고, 공은 검찰 수사로 넘어가게 됐다.
일부에서는 김 수사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 논란이 잦아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김 수사관의 '막판 저항'과 야당의 대여 공세가 심화하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 "靑 해명방식이 논란 키워" 지적…법적 대응으로 진화 시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로 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알렸다.
김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고, 예고한 대로 이날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조국 민정수석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태우 전 파견 공무원 고발 등 관련 PG'라는 제목으로 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게재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한 데에는 김 수사관의 폭로가 나올 때마다 청와대가 일일이 해명을 거듭하는 양상이 거듭되면서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는 판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청와대가 김 수사관과 맞대결하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면서 오히려 그의 주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인데다, 의혹 방어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등 미흡한 대응으로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6급 수사관과 일 합을 겨룰 정도로 대통령비서실이 할 일이 없나"라며 "(김 수사관) 영웅 만들기에 나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방어에 진을 뺀 청와대의 한 주'라는 보도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최대한 빨리 법적 절차를 밟아 시비를 가리는 것이 더는 김 수사관의 폭로전에 휘둘리지 않는 길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번 논란에 대한 언론 대응을 김 대변인이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아닌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으로 일원화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논란의 당사자 격인 반부패비서관실이 이번 사안을 전담하는 대신 소통수석실은 국정 전반을 홍보하는 본업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 金 구속수사 여부 '촉각'…향후 폭로전 양상은
이번 논란의 주무대가 검찰로 이동하면서, 김 수사관에 대한 구속수사 여부 및 그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검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이 출입한 골프장을 압수수색하는 등 사실상 내사를 벌여왔지만, 공식적으로는 아직 내부 감찰 단계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의 고발로 검찰은 감찰을 수사로 본격 전환하면서 김 수사관을 조만간 소환해 직접 조사를 벌이게될 전망이다.
구속 등 신병에 관한 문제 역시 검찰 수사 진척에 따라 빠른 시일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 김 수사관의 행동도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수사관이 구속된다면 언론과의 접촉이 제한되는 만큼 사실상 지금 같은 폭로전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오히려 궁지에 몰린 김 수사관이 반발해 막판에 더 거친 폭로전을 펼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아울러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여야 간 공방이 격화하면서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검찰 수사를 일단 지켜보겠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김태우 전 감찰반원의 입을 막으려고 청와대가 고발까지 했다"면서 "검찰이 청와대의 직무유기ㆍ직권남용을 수사하지 않고 김 수사관에 대해 수사의 칼을 휘두르려 한다면 우리는 특검으로 갈 것이며, 국회에서 국정조사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공세를 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