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부차마위, 마케도니아 방문 중 밝혀
"마케도니아 국호 개명으로 양국 갈등 해소 토대 마련"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마케도니아의 국호를 '북마케도니아'로 바꾸기로 한 합의안을 이끌어냄으로써 27년 동안 이어져 온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갈등 해소의 전기를 마련한 양국 총리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등재될 전망이다.
2015년 노벨상 수상자 중 1명인 튀니지 경제학자 위데드 부차마위는 18일(현지시간) 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차마위는 튀니지의 시민 혁명 이후 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해 온 '국민 4자 대화기구'의 일원으로, 2015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지난 6월 타결된 그리스와 마케도니아의 국호 변경 협정은 대화와 번영의 중요한 모델"이라며 "마케도니아와 그리스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 모든 일이 합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세계에 강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분열과 여러 문제에 직면한 유럽에 양국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해묵은 갈등을 해소할 합의안을 마련한 치프라스 총리, 자에브 총리뿐 아니라 양국 국민 모두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치프라스 총리와 자에브 총리는 지난 6월 양국 갈등의 근본 원인인 마케도니아의 국호를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대신,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 가입을 반대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관계 정상화의 첫걸음을 뗐다.
1991년 유고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마케도니아는 1993년에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후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2008년 나토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EU 가입을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국가적 자부심이 큰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그를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시사한다며 반발해 왔다.
마케도니아 의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국호 변경에 대한 비준 작업이 내년 초 마무리되면 공은 그리스 의회로 넘어온다. 그리스 의회에서도 이 합의안을 승인해야 합의안은 정식 효력을 갖게 된다.
한편, 국제사회는 양국의 합의안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나, 정작 양국 국민 상당수는 이번 국호 합의안이 국가 정체성을 양보한 굴욕적인 협상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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