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부산역 승차장…택시도, 승객도 보이지 않았다

입력 2018-12-20 10:07   수정 2018-12-20 10:16

텅 빈 부산역 승차장…택시도, 승객도 보이지 않았다
시민 불편 속 엇갈린 반응 "출근 늦었다" vs "쾌적해졌다"
일부 기사, 손님 카카오 콜에 전화로 "파업 중 죄송하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으로 출장을 왔는데 택시가 안 잡혀요. 해운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카카오 카풀'을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가 총파업에 들어간 20일 오전 텅 빈 부산역 택시 승차장서 김모(28)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취재진에 길을 물어봤다.
김씨는 10분여를 기다린 뒤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어렵사리 카카오택시로 예약이 됐지만 잠시 뒤 "오늘 파업하니 빨리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택시기사의 전화가 걸려왔다.
손님에게 전화를 건 택시기사는 "손님들에게 택시가 파업한다는 소식을 알려 기다리지 않게 하려고 콜이 들어오면 전화를 걸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취재진이 부산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택시를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승객을 태우려 줄지어 선 택시도 기다리는 승객도 보이지 않았다.
평소 열차 이용객을 태우려고 수십 대가 줄지어 섰던 부산역 택시 승차장도 텅 비어있었다.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로 붐볐던 부산 서면, 동래, 연산교차로 일대 택시 승차장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시민은 파업 소식을 미리 접하고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출근이 늦은 일부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서면 교차로 인근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김모(42)씨는 "출근이 늦어 택시를 타려 했는데 15분 동안 한대도 지나가지 않았다"며 "예전 파업할 때는 택시를 이용해 오늘도 택시가 있을 줄 알았다"고 말하며 버스 승강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자가용이나 버스·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평소보다 한산한 도로 사정을 반겼다.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최모(42)씨는 "평소보다 출근 시간이 15분 이상 단축됐다"며 "택시 파업으로 오히려 도로가 쾌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를 이용해 출근한 한 시민도 "미리 언론에 파업 소식을 접해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며 "버스가 평소보다 붐비긴 했지만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택시는 개인 1만4천여대, 법인 1만1천여대 등 총 2만5천여대로 이번 파업에 90% 이상 참여할 것으로 택시업계는 내다봤다.
이날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는 부산지역 개인·법인 택시 각각 500대와 운전기사 3천명씩 총 택시 1천대와 운전기사 6천명이 참여한다.
택시 파업은 21일 오전 4시까지 진행된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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