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사태, 중국-캐나다 FTA 추진에 걸림돌 되나

입력 2018-12-20 10:37  

화웨이 사태, 중국-캐나다 FTA 추진에 걸림돌 되나
가디언 "중국과 FTA 체결하려던 캐나다 희망 무산시킬 수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로 불거진 중국과 캐나다 간 외교적 갈등이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조짐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화웨이 사태로 중국과 FTA를 체결하려던 캐나다의 희망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두 나라의 FTA 체결 가능성이 점점 불확실해졌다면서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양국 간 FTA 논의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9일 가디언의 기사를 전재했다.
중국과 캐나다가 FTA 체결을 위한 논의를 어느 정도로 진척시켰고, 실제로 이번 화웨이 사태로 FTA 논의가 중단됐는지에 대해선 양국 정부 차원에서 공식 입장이 나온 적은 없다.
앞서 양국 지도자들은 FTA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잇달아 밝힌 바 있다.
지난 11월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3차 중국-캐나다 연례대화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양국 FTA 체결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리 총리는 "중국은 상호존중에 토대를 두고 유연하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캐나다와 FTA 협상을 계속 증진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고, 다음 날 트뤼도 총리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과의 FTA 추진 의사를 밝혔다.
지난 9월 말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은 캐나다는 중국과의 FTA 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USMCA를 체결하면서 '비시장경제 국가'와의 FTA 체결을 제한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비시장경제 국가'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캐나다는 중국과 FTA 체결하려면 공식 협상 개시 3개월 전에 미국, 멕시코에 통보해야 한다. 미국과 멕시코는 그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USMCA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캐나다의 2번째 교역국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농업강국인 캐나다는 오는 2025년까지 대중 농산물 수출을 75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간 FTA 논의가 중단됐다면 멍 부회장 사태에 따른 중국 측의 보복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의 국제무역담당 변호사 로런스 허먼은 "확대일로에 있는 이번 문제는 양국 관계에 중대한 분열을 몰고 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자국 내 캐나다인을 잇달아 억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확전이나 강한 정치적 발언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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