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사업확장 의지로 해석…그룹 여성임원 36명으로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롯데그룹이 경영실적 악화 등 대외적 어려움에 직면한 롯데마트의 대표를 교체하고 부진에 빠진 유통업의 상황 타개에 나섰다.
롯데는 20일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 롯데컬처웍스 등 유통 및 기타 부문 16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마트 대표를 맡게 됐다.
롯데마트 대표의 교체는 2015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문 대표는 롯데마트의 성장 정체를 타개할 수 있는 적임자로 발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보복 영향으로 100여개에 달하던 점포를 헐값에 매각하고 수천억 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하는 등 대외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이번 인사에도 파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987년 롯데상사로 입사한 문 대표는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롯데마트의 해외사업 성장을 주도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장과 동남아본부장 등을 지내며 국내는 물론 동남아 지역의 할인점 사업과 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표를 발탁한 것은 기존에 롯데마트가 진출했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넘어 다른 동남아 지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간 롯데마트를 이끌어왔던 김종인 대표는 롯데자이언츠 대표로 이동했다.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 1·2편이 모두 1천만 관객을 넘기며 한국 영화 최초로 '쌍천만' 관객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또 최근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도 500만 관객을 넘기는 등 흥행하고 있다.
김혜영 롯데쇼핑 e커머스 AI연구소장은 롯데제과 트렌드 분석시스템인 '엘시아'와 롯데백화점 쇼핑도우미인 '엘봇' 등 AI도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점을 인정받아 1년 만에 상무보A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김 상무는 앞으로도 보이스커머스, 로보틱스 등의 기술을 롯데의 다양한 사업에 접목하는 데 주력하며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어나가는데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희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장과 서현선 롯데마트 고객소통혁신부문장도 상무보A로 각각 한 단계씩 승진했고, 김혜라 롯데백화점 해외패션부문장과 이미선 롯데컬처웍스 공간기획팀장은 신규 임원이 됐다.
롯데그룹의 여성 임원은 총 36명으로 늘었다.
19일과 20일 이틀간의 인사에서 총 277명이 승진했고 신규 임원도 109명이 새로 배출됐다. 239명이 승진하고 105명의 신규 임원이 배출된 작년 정기인사 때보다 인사 폭이 다소 커졌다.
롯데는 오는 21일 롯데멤버스와 캐논코리아 비즈니스솔루션, 롯데네슬레코리아, 롯데액셀러레이터 등 4개사의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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