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태호 등 예비 당권주자 "당협위원장 신청 안해"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김연정 이슬기 기자 = 최근 1차 인적 쇄신을 단행한 자유한국당이 18∼20일 사흘간 당협위원장 공개 모집을 했으나 '거물급' 인사들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적 쇄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현역 의원을 포함해 교체되는 당협위원장 자리에 더 나은 인물을 배치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야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주요 인사들은 물론이고, 비례대표 의원 상당수가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하지 않으면서 한국당이 '인물난'을 겪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은 전체 253개 당협 중 '교체 대상'으로 선정한 79곳에 대한 당협위원장 공모를 이날 저녁 마감한다.
이번 당협위원장 선정은 사실상 오는 2020년 총선 공천의 전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2월 치러질 전당대회에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주요 인사 대부분은 당협위원장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 접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이 총선에 임박해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싸우라고 하면 그때 결정하려 한다. 어려운 데로 가겠다"고 말했다.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각각 통화에서 "이번에 당협위원장 신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패배한 국회의원 출신 시·도지사들도 정치권 복귀가 점쳐지고 있으나,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는 응하지 않았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통화에서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20대 국회에 입성한 한국당 비례대표 의원 상당수도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서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끈다.
노동계 출신의 임이자 의원, 보수 시민단체 출신의 전희경 의원, IT업계 여성 임원 출신의 송희경 의원, 경제학 교수 출신의 김종석 의원은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 프로기사 최초로 국회에 입성한 조훈현 의원, 군(軍) 출신의 이종명 의원,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근혜정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유민봉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하기로 해 공모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위원장을 맡거나 지역사무소를 열어 일찌감치 지역을 다지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김승희(서울 양천갑), 윤종필(경기 분당갑) 등 비례대표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를 일찌감치 점찍어 이번 당협 심사를 통과해 당협위원장에 재임명됐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 열기가 뜨겁지 않은 것은 아직 총선까지 1년여의 시간이 남은 데다, 내년 2월 말 전당대회를 앞둔 점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당협위원장 선정 등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출신지 등 연고가 있는 지역에 이미 현역 의원이 둥지를 틀고 있어 지역 선정에 고민하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있다.
무엇보다 차기 대선 출마까지도 염두에 둔 당권 주자들은 추후 총선 때 '험지 출마'를 권유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의미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당 조직강화특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공모 마감 후 사흘간 서류정리를 한 뒤 추가공모를 받을 지역을 추려내 이달 안에 추가 접수를 할 것"이라며 "이번 공모로 그치지 않고 인재 영입 작업을 꾸준히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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