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삼성전자의 한 해외법인장이 현지에서 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 등 '직장 갑질'을 일삼았다는 논란이 제기돼 회사 측이 조사에 나섰다.
25일 회사 안팎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는 한 해외법인장이 평소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아 법인에서 퇴사하려는 직원들이 늘고 있으니, 회사 차원의 조사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해당 법인장이 한국말을 못 하는 현지 직원들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고, 한국인 직원이나 현지인 직원을 가리지 않고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점심시간에 술에 취해 사무실로 복귀하거나 식사 자리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HR(인사부)에서 수집한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지만 회사에서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게시글은 지난 20일 오후 한때 1만2천 건 이상 조회됐고 상당수 댓글도 달렸지만,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연합뉴스는 해당 법인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 채널이 여의치 않아 답을 듣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제정한 5대 경영원칙 중 하나는 '깨끗한 조직문화 유지'이며, 그 하위 조항으로 '성희롱이나 금전거래, 폭력 등 건전한 동료 관계를 해치는 일체의 언행을 하지 않음'으로써 건전한 조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작성자 본인이 게시물을 내린 상태이지만, 이런 일이 있으면 당연히 조사에 들어간다"며 "현재 조사 중이며 문제가 있다면 일벌백계 원칙대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진행된 광주사업장 회식 자리에서 A부장이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영상을 보여주고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고발 글이 사내게시판에 올라오자, 진상 파악 후 A부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바 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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