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업체 "대리기사 부족으로 호출 10% 처리 못 해"
야간 도착 김해공항 승객도 불편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오수희 기자 = 20일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총파업 여파로 시민이 송년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일찍 귀가하거나 교통수단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등 밤새 불편을 겪었다.
20일 밤 부산 서면과 남포동 일대 번화가에서 음주한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 시민이 수차례 대리운전업체에 전화를 걸어도 기사가 배정되지 않아 애를 태우는 일이 발생했다.
택시 파업에 대비해 집에서 차를 몰고 나왔다가 송년 모임 후 대리운전을 부르는 수요가 많아져 대리기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대리 운전기사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콜이 점점 늘어나지만, 그만큼 반짝 대리기사로 활동하는 사람도 많아서 '바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어제는 콜량이 급증해 쉴 틈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최대규모 대리운전 업체 한 관계자도 "평소 하루에 대리기사가 3천500명 정도 출근하는데 어제는 오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피크타임 때 들어오는 호출 10%는 소화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부산지역은 택시 파업 참가율에 거의 100%에 달하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택시 파업은 송년회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심모(33)씨는 "대학교 동창 송년회 모임은 보통 밤늦게까지 이어지는데 어제는 택시가 없다고 지하철 막차 시간에 하나둘씩 자리를 뜨더니 12시 전에 자리가 파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면 번화가에는 버스 막차 시간이 다가오자 정류장에는 평소보다 긴 줄이 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이날 밤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도 불편을 겪었다.
최모(63)씨는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려고 가족을 부르지 않았는데 택시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면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공항리무진을 탄 뒤 중간에서 마중 나온 가족과 만났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는 택시 파업 날 입출국하는 승객들에게 SMS 문자 안내를 보내라는 공문을 전날 항공사에 보내기도 했다.
택시 파업으로 병원에 가지 못한 환자 6명을 119구조대가 이송하기도 했다.
20일 오전 8시 50분께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만성질환자가 "외래진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택시가 없다"고 119에 신고했다.
또 21일 0시 50분께도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한 병원에 구급차를 보내 열경련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를 집까지 이송했다.
이 밖에 급성질환자, 당뇨합병증 환자 등 4명이 택시를 타지 못해 119구급차 신세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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