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4중추돌 고속도로서 견인기사들 차로막아 구급차길 확보

퇴근길 4중추돌 고속도로서 견인기사들 차로막아 구급차길 확보
어제 경부고속도 사고때 역주행로 확보…부상자 신속 후송 도와

(오산=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경부고속도로 오산IC 부근 4중 추돌사고 당시 출동한 견인차 기사들이 차량 통행을 막고 구급차 진입로를 확보해 구조에 도움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0분께 경기도 오산시 경부고속도로 오산IC 부근 서울방면 도로에서 버스 2대와 승용차 2대가 뒤엉킨 4중 추돌사고가 났다.
사고는 오산IC에서 불과 800ｍ 못 미친 지점에서 발생했지만, 구급 차량이 출동하더라도 역주행이 불가능한 고속도로 특성상 이전 나들목인 안성IC를 경유해 10여㎞를 돌아서 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사고 당시 고속도로엔 퇴근길 차량이 정체를 빚고 있어 이를 헤집고 가려면 수십여 분이 더 걸릴 수도 있었다.
이 사실을 먼저 인지한 건 현장에 도착한 견인기사 A씨였다.
버스 1대가 사고 충격에 도로 우측 갓길로 튕겨 나가 있는 것으로 본 A씨는 빠른 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 다른 견인기사들과 함께 차량 4대로 전 차선의 차량 통행을 막았다.
이후 곧바로 119 긴급신고를 통해 "차량 통행을 막아뒀으니 오산IC로 들어와 역주행해서 출동하라"고 전했다.
느닷없는 통행 차단에 당황하던 다른 운전자들도 견인차 기사들로부터 사정을 전해 듣고 다른 차들의 서행을 유도하며 이를 도왔다.
덕분에 구조대원들은 비교적 신속하게 사고현장에 접근, 버스 안에 고립된 운전자를 구조하고 나머지 부상자들을 병원에 이송했다.
언론에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아닌 누구라도 다급한 상황을 눈으로 봤다면 어떻게든 도울 방법을 찾았을 것"이라며 "최근 견인기사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데 위급한 순간에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진 기사들도 많으니 부정적 시각을 조금 거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견인차 기사들이 도로를 막았다고 연락을 취해와 더욱 신속한 출동이 가능했던 상황"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날 사고로 버스 2대 중 안성에서 출발한 출퇴근 버스에 탄 승객과 운전사 14명 중 6명이 다치고, 승용차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2차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갑자기 차선변경을 해 사고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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