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계자 언급 "'아무 때나 와라, 체제 달라 준비시간 걸린다'고 北에 전달"
"북미정상회담·金답방 순서 상관없어"…"종전선언, 비핵화와만 연계 말라"
정의용 "비핵화 프로세스 돌이킬 수 없는 단계 진입…北도 같은 인식"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2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연내에는 무산됐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와 관련해 "남북은 여러 통로로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있고,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연내는 물리적 시간이 별로 없어 어려워진 것 같지만, 평양선언에서 '가까운 시일 내' 하기로 했기에 그 약속은 지켜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두로는 연내 답방 합의가 있었지만 평양선언에는 '가까운 시일 내'라고 했다"며 "정부는 서두르거나 재촉하지 않고 북한이 편한 시기에 오고, 그러나 합의대로 가급적 가까운 시일 내에 오는 것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 답방과 관련한 전제 조건 여부에 대해 "우리가 건 조건도, 저쪽이 건 조건도 없고 서로 편리한 시기에 결정하면 될 것 같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준비되면 와라. 그러나 우리가 준비하려면 당신네와 체제가 다르니 시간이 걸린다'라고 북한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답방의 선후 문제에 대해 그는 "어떤 회담이 먼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 없다"며 "어떤 게 먼저 열려도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협상의 진전이 선순환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는 것이기에 순서는 크게 관계없으며, 이는 한미가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이 관계자는 "가급적 조기에 열리면 좋겠지만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북미 간 여러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이니 그 결과를 지켜보자"며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틀 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입국하며 발표한 성명을 보면 북미 간 양쪽의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었던 것 같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올해 대북 메시지는 한 번도 부정적인 게 없었다. 북미 간 협상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고 보지만 미국이 한 번도 공개적으로 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이 걸린 협상은 매섭게 하고 있다"며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라 굉장히 열심히 우리 입장을 개진하며 가장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급적 조기에 타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공개된 국가안보전략 지침서에서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치와 함께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명시된 부분의 '초기 조치'에 대해서는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에 대한 국제사회 검증, 미국의 상응 조치 시 영변 핵시설 폐기 조치 등을 하면 종전선언 분위기가 성숙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종전선언을 너무 비핵화와만 연계하지 말라"며 "한국민은 65년간 정전협정 체제에서 늘 전쟁 공포와 함께 생활해왔는데, 국민을 위해서라도 종전선언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가 볼 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며 "이제 북한도 이 과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한의 공식정책 발표 도구로 이용되는 조선신보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강조하면서 '4·27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시작된 새 역사의 흐름은 역전될 수 없다'고 했다"며 "특히 남북 군사분야합의서 이행 과정이 앞으로 비핵화 협상과 합의 결과를 이행·검증하는 모델로 참고할 만한 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1월 하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할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좀 더 상황을 봐야겠지만 못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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