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日초계기 접근하자 촬영용 광학카메라 운용…빔 방사 안해"

입력 2018-12-23 16:21   수정 2018-12-23 19:43

軍 "日초계기 접근하자 촬영용 광학카메라 운용…빔 방사 안해"
사격통제레이더 대함용으로 가동…日초계기, 우리 함정 위로 '위협비행'
日초계기, 국제상선공통망으로 해경 호출…당시 '통신감도' 매우 낮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해군 함정이 지난 20일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접근해오는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학카메라를 켤 때 추적레이더(STIR)가 함께 돌아가지만, 이 레이더에서 초계기를 향해 빔은 방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군 소식통은 23일 "동해에서 조난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선박 수색을 위한 매뉴얼대로 항해용레이더와 사격통제레이더를 풀 가동하고 있었다"면서 "이후 일본 해상초계기가 우리 함정 쪽으로 접근해오자 광학카메라를 운용했다"고 밝혔다.
항해용레이더는 어선과 상선, 군함 등을 식별하는 데 이용된다. 사격통제레이더는 원거리에 있는 해상의 물체를 더 정확하게 식별하도록 도움을 준다. 당시 사격통제레이더는 대공용이 아닌 대함용 모드로 운용했다고 해군 측은 설명했다.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빠르게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식별하고자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켰다. 광학카메라는 추적레이더와 붙어 있어 카메라를 켜면 이 레이더도 함께 돌아간다.
군 소식통은 "스티어(추적레이더)가 함께 돌아갔지만, 초계기를 향해 빔은 방사하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일본 해상초계기를 위협한 행위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언론은 이날 사흘 연속 우리 해군 함정이 당시 공격용인 화기(火器) 관제 레이더를 작동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화기관제 레이더에서 '록온(무기 조준까지 한 상태)'하는 것은 무기 사용에 준하는 행위로 간주된다"며 "유사시 미군은 공격에 나섰을 것"이라는 자위대 관계자의 주장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 군의 설명을 들어보면 자위대 관계자의 이런 주장은 터무니없다.
우리 광개토대왕함은 조난한 어선을 빨리 찾기 위해 사격통제레이더를 애초부터 가동하고 있었고, 나중에 일본 초계기가 함정 쪽으로 접근하자 식별을 위해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운용했다. 이때 추적레이더가 함께 돌아가는 데 레이더 빔을 전혀 방사하지 않았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애초부터 무기 사용 의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행위이다.
군 관계자는 "한국 해군이 조난 선박을 탐색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작전을 했다고 설명했고 일본도 그 내용을 알면서도 계속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대화퇴어장 등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 활동을 제약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일본 초계기는 우리 함정 위로 비행하는 등 오히려 '위협비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일본 초계기는 우리 함정이 수색구조 작전 임무를 시작하고 한참 뒤에야 접근해 왔다"면서 "우리 함정 위로 비행하는 등 오히려 더 위협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일본 측은 초계기 승조원이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무선으로 화기 관제 레이더를 작동한 의도를 물었다고 했지만, 당시 초계기는 국제상선공통망을 이용해 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상선공통망은 어선이나 상선도 들을 수 있는 통신망이다.
군 관계자는 "일본 초계기는 국제상선공통망으로 해경을 호출했으며 통신감도(感度)도 매우 낮았다"면서 "우리 함정에서는 해경을 부르는 것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에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0일 오후 3시께 노토(能登)반도 앞 동해상을 비행하던 해상자위대 P-1 초계기 승조원이 레이더를 쏜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화기 관제 레이더를 포착했는데, 어떤 의도냐'고 무선으로 물었지만, 반응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우리 해군이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에서 구조한 북한 어선은 1t 미만의 목선으로 북한 주민 4~5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 주 동안 해상에서 표류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탑승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나머지 구조된 북한 주민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관계기관의 합동신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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