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22일(현지시간) 여성 소방관 2명을 처음으로 임용했다고 발표했다.
아람코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직원 아비르 알자브르와 자즈야 알도로사리 등 2명이 사우디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최근 국가 전문 방화 과정을 통과해 자격증을 받았다.
아람코는 소방관 자격을 획득한 이들 여성을 방화(防火)부서에 배치해 화재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방화부서 책임자 가산 압둘파라지는 "사우디에서 첫 여성 소방관이 배출된 역사적 순간을 볼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 여성 가운데 알도로사리는 아버지를 이어 부녀 소방관이 돼 더 관심을 모았다.
알도로사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이 나에게 이어졌다"며 "소방관 자격을 얻는 과정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인내의 대가를 보상받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으로 여성의 사회 활동이 제한된 사우디에선 올해 주목할 만한 여권 신장 정책이 시행됐다.
1월 여성에 축구경기장 입장이 허용된 데 이어 5월엔 운전도 할 수 있게 됐다. 식당, 공연장 등 공공장소에서 남녀의 공간을 구분하는 관습도 상당히 완화됐다.
사우디의 실세 왕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보수적 종교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들 조처를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지만, 10월 발생한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으면서 개혁 정책의 의미마저 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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