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비(?), 선거공약 이행 집착하는 트럼프

입력 2018-12-24 11:01  

2020년 대비(?), 선거공약 이행 집착하는 트럼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워싱턴 정가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잇따른 충격 조치들은 '선거를 승리로 이끈' 공약이행에 충실하라는 당내 보수파들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새해 들어 시작되는 2020년 대선 국면을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셧다운'(연방정부 기능 일시 정지)이나 시리아 철군 등 지난주 전격 단행된 폭발성 조치들의 배후에는 공화당 내 핵심지지기반인 보수 강경파들의 압력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의회와의 대치 국면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타협책이 마련되는듯했으나 지난 19일 짐 조던(오하이오),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등 의회 내 핵심 친 트럼프 의원들로부터 비난에 직면하면서 셧다운 불사라는 강경책으로 선회한 것으로 저널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이들 두 의원이 폭스뉴스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고수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무력'하다고 비난을 가하고 다른 당내 보수파 의원들로부터도 공격에 직면하자 그날 밤 '한판 붙자'고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본'이나 측근 및 보좌관들과 협의도 없이 충동적으로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메도스와 조던 두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하원의원 그룹을 백악관으로 초치해 장벽 건설 강행 결심을 통보했다.
결국 당내 지지파들을 무마하기 위해 당내 다른 파 의원들을 고립시키는 위험을 감수키로 한 특유의 충동적인 지도력 스타일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장기 주둔해온 미군의 철수 및 감축 결정도 함께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철군 결정으로 그동안 트럼프 정부에서 가장 신망받는 각료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질책성 편지를 보내면서 사임했고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켄터키) 등 공화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는 올해 들어 공화당이 세제개편과 브렛 캐버노 대법원 판사의 인준 과정에서 보여준 트럼프 행정부와의 단합력을 단번에 깨트리는 것이었다.
워싱턴 정가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충격적인 조치들로 주가도 하락하는 후유증을 초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모든 불리를 감수하고 지난 2016년 자신의 대선 공약 이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전 기간 남부 국경장벽 건설과 해외 주둔 미군의 철수를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었다.
워싱턴 정가는 새해 들어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행정부와 의회가 본격 대치하는 분열 정부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2020년 대선을 겨냥한 선거전도 막이 오르게 된다.
역시 공화당 강경파인 마크 워커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주요 공약 사안이었던 장벽 건설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2020 대선에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을 굳히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초청된 워커 의원에게 그의 폭스 회견을 치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따라서 셧다운이 거의 확실한 20일 저녁 상황에서도 '분위기가 좋았던' 것으로 행정부의 한 관리는 저널에 전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전술을 바꿔 셧다운을 감수하기로 함으로써 그의 불만을 해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달 하원에서 퇴임하는 라이언 코스텔로 의원(공화, 펜실베이니아)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그를 절대적으로 사랑하는 것은 그가 가진 2~3가지 때문이며 그들은 트럼프가 다른 것에 대해 실수하거나 잘못된 발언을 하는 데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잇따른 폭탄 결정으로 자신과 당을 위험에 노출했으며 특히 핵심 지지층 외(外) 유권자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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