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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최근 허위, 날조 기사로 파문을 일으킨 독일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유명 프리랜서 기자가 독자들을 상대로 가짜 모금 활동까지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dpa통신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슈피겔 측은 이날 문제의 기자인 클라스 렐로티우스가 시리아 어린이들을 위한 가짜 자선 모금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를 형사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피겔 측은 렐로티우스가 독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그의 허위 기사에 등장하는 시리아 어린이들을 위해 그의 개인 계좌로 성금을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슈피겔 측은 렐로티우스가 묘사한 시리아 어린이들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의 기부 요청에 응한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고, 그렇게 모인 성금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dpa통신은 이를 두고 렐로티우스가 횡령 혐의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앞서 렐로티우스는 터키로 간 시리아 어린이 두 명이 어쩔 수 없이 쓰레기에서 쓸만한 물건을 찾아내거나 재봉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쓴 바 있다. 슈피겔은 이 기사의 일부는 지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독일에서는 슈피겔에 기사를 게재해온 33세 언론인 렐로티우스가 허위 기사를 써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었다.
2011년부터 7년간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면서 슈피겔 잡지와 인터넷판에 60여 건의 기사를 쓴 렐로티우스는 특종성 탐사보도로 유명한 기자였다.
2014년 CNN이 선정하는 '올해의 언론인'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올해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읽기 쉽고, 시적이며, 사회이슈를 잘 다뤘다'는 극찬을 끌어낸 시리아 소년 관련 기사로 독일 기자상의 영예를 누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슈피겔 자체 조사 결과 그가 썼던 기사 가운데 최소한 14건은 지어낸 코멘트를 담거나 기사 속의 등장인물이 가공의 존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슈피겔은 렐로티우스를 해고하고 그가 쓴 다른 기사에도 허위 사실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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