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불편 잇따라…인천시 응급의료체계 점검 대책회의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병원 설립 60년 만에 첫 노조 파업이 진행 중인 가천대길병원에서 입원 환자 상당수가 불가피하게 퇴원하는 등 환자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길병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지부가 파업할 당시 전체 입원 환자는 1천114명이었으나 이날 현재 268명만 남았다.
간호사 등이 대거 파업에 동참하면서 파업 5일 만에 전체 입원 환자의 75%가 퇴원한 뒤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귀가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파업 기간에도 병원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분만실 등 필수유지 부서는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병동·외래진료·영상의학과 등 부서에서는 파업에 참여한 간호사와 직원 비율이 높아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길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은 응급처치만 받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파업 전 수술 일정을 잡은 환자들도 기약 없이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길병원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이날 오전 관계기관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는 길병원뿐 아니라 인천권역 응급의료기관 20곳, 인천소방본부 구조구급과, 119구급 상황관리센터, 남동구보건소, 인천 응급의료지원센터 등 24개 기관 관계자 35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길병원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응급의료체계를 점검하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응급환자의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천시의료원 등 지역 응급의료기관 20곳과 응급의료정보를 공유하고, 응급의료무선 통신망과 핫라인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응급의료상담과 병원 안내 등 상담서비스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시는 심정지 환자 등 중증 응급환자 이송체계 등도 점검하고 특정 병원에 환자가 쏠리지 않도록 응급의료기관의 진료 가능 분야와 병상 정보 등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길병원 노조는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이달 19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로 설립 60주년 맞는 이 병원에서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인력충원을 통해 노동조건과 의료 질을 개선하고 기간제·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고 병원 측에 요구했다.
또 합리적인 임금제도를 마련해 적정한 임금을 보장하고 민주적인 직장문화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조태현 인천시 보건복지국장은 "길병원 노조 파업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지속해서 관계기관과 대응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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