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복지시설 돌며 무료 이발 봉사 펼치는 '가위 손' 경찰관

입력 2018-12-25 08:05  

7년째 복지시설 돌며 무료 이발 봉사 펼치는 '가위 손' 경찰관
충주경찰서 이상희 경위 "봉사활동은 삶의 일부"…동료도 동참

(충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은 못 지나치죠"
지난 주말 충북 충주시 산척면 중증 장애인 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참좋은집'에서 충주경찰서 엄정지구대 소속 이상희(46) 경위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입소자들의 머리를 다듬고 있었다.
현란하기까지 한 그의 가위질에 장애인들의 머리는 몰라보게 깔끔해졌다.
원근호 참좋은집 사회복지사는 "이 경위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아와 장애인들의 머리를 깎아준다"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현실을 고려하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경위는 주변에서 '사랑의 가위 손' 경찰관으로 통한다. 그의 봉사활동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2012년 충주 해오름 봉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는 친형 이동희(53) 씨를 따라나선 게 인연이 됐다.
충주구치소에서 근무하던 이 경위의 형은 당시 이발 봉사활동을 했다.
이 경위는 형을 따라다니며 베풂과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됐고 형이 타지로 발령이 난 뒤에는 이발사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렇게 연을 맺은 이발 봉사가 벌써 7년째다. 250여 차례 봉사활동을 벌였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경찰관이다 보니 가끔은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듣는 응원의 목소리에 다시 힘을 낸다.
구본옥 해오름 봉사단 단장은 "경찰 업무도 힘들 텐데 매달 3∼4차례씩 봉사활동을 하러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 경위는 "봉사활동을 하다가 술을 자주 마신 뒤 지구대를 찾아오는 노숙인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이 나를 알아보고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한 일도 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올해부터는 서충주지구대에서 근무하는 박기성(42) 경사가 봉사활동에 합류, 그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
이 경위는 "이발 봉사가 생활의 일부가 된 것 같다"며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계속 봉사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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