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정년퇴임을 한 노(老)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15년간 집필해 온 성과물을 책으로 펴내 눈길을 끈다.
24일 전남대에 따르면 지난 8월 정년퇴직한 김순전 명예교수는 박경수·사희영·김경인·박제홍· 장미경 박사와 함께 최근 '한국인 일본어 문학사전'(A Dictionary of Literature in Japanese by Korean Authors)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일본어로 쓰였다는 이유로 한국 문학사에서 도외시된 한국인의 일본어 문학을 재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집필 15년 만에 1천130쪽 분량으로 완간된 대형 문학사전이다.
본문은 근대 한국인 작가 109명이 일본어로 집필한 소설 359편을 중심으로 작가와 작품 관련 내용, 줄거리 등을 다뤘다.
부록에는 소설, 시, 평론, 격문, 사설 등 근대 한국인 일본어 문학작품과 해방 이후 일본에 체류하게 된 재일 한국인 작가들의 활동 사항을 수록했다.
김 명예교수는 "근대 한국인의 일본어 글쓰기는 주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일제에 의해 강제된 언어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한국인에 의해 창작된 한국 문학"이라며 "국가 재건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문학사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까워 사전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유럽, 미국, 러시아 등에 흩어져 있는 한국인의 외국어 창작물에도 관심을 기울여 세계 속의 한국 문학이 재조명되기를 바란다"며 "방대한 작업에 묵묵히 임해준 제자들에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김 명예교수는 문학사전 집필 중에도 일본 문부성, 조선총독부 편찬 초등교과서의 원문 구축과 번역서, 연구서 등 61권을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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