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 "직원, 매뉴얼대로 행동…일반 시민 95% 대기 중 신분증 꺼내서 제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지난 20일 김포공항에서 신분증 확인을 거치면서 스마트폰 지갑에 든 운전면허증을 보여줬다가 케이스를 벗겨달라는 직원의 요청에 반발, 실랑이를 벌여 구설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
김 의원은 이틀 뒤 페이스북에 "(김포공항) 업무 매뉴얼 어디에도 승객이 신분증을 직접 꺼내서 제시하라는 내용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근무자가 두 손으로 확인하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근거 규정도 없이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은 매우 불친절하고, 시민들에게 오히려 갑질하는 것'이라고 보안요원에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구가 업무 규정을 위반했다는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김포공항을 운영·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의 항공보안표준절차서에 따르면 항공경비요원이 탑승객의 신분을 확인할 때 "두 손으로 탑승권과 신분증을 받고 육안으로 일치 여부를 확인하되, 위조 여부 등도 확인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분석하거나, 별도 장비를 동원하지 않는 이상 신분증 위조를 바로 판별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제한 조건이 많아 육안으로만 신분증 위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가 국내선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것은 보안에 위협이 될 요소를 찾기 위함이지 범죄자를 색출하려는 게 아닌 만큼 별도 장비까지 동원하지는 않는다. 대신 직원들에게 신분증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탑승권과 대조하도록 지시한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위조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지갑 채 신분증을 제시하는 경우 꺼내서 확인하도록 한다"며 "(김 의원을 응대한) 직원은 매뉴얼대로 행동한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탑승객의 95% 이상은 줄을 서서 기다릴 때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놓으며, 일부 그렇지 않은 경우 직원이 요청하면 대부분 꺼내서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의원처럼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해당 탑승객을 대기 줄에서 빼서 직원이 설명하고,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더 높은 직급의 책임자가 나선다는 게 한국공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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