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프리카 수단 곳곳에서 빵값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24일(현지시간) 엿새째 이어졌다.
수단 정부는 시위가 수도 하르툼을 비롯해 전국 10개 주요 도시로 확산하자 실탄을 발포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으며, 총에 맞은 시위대가 다수 죽거나 다쳤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24일에는 수단에서 비교적 생활이 안정되고 지식인층으로 분류되는 의사들도 처음 시위에 가담했다.
수단 군부가 23일 알바시르 정부를 지지한다면서 경찰과 협조해 안보 불안에 대처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도 우려된다.
국제앰네스티는 25일 낸 성명에서 "19일 시작된 수단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무차별 발포로 수단 정부의 발표(8명 사망)와 달리 지금까지 37명이 숨졌다는 믿을만한 보고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수단의 야권은 25일 대규모 집회를 열자고 촉구했으며, 정부는 원천봉쇄를 예고했다.
수단은 1989년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오마르 알바시르가 30년간 독재 통치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수단 정부가 빵 가격을 1수단파운드(약 23원)에서 3수단파운드로 올리기로 하면서 촉발됐으나 알바시르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로 옮아갔다.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는 수단은 2011년 남수단이 독립돼 떨어져 나가면서 석유매장량의 4분의 3을 잃은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바시르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정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제 개혁 조처를 약속했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1989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이집트 등에서 수차례 망명과 귀국을 반복한 원로 야권 정치인 사디크 알마흐디가 이번 시위가 시작된 19일 수단으로 돌아와 알바시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지지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수단에서는 올 1월에도 식품 가격 인상에 항의해 민중 시위가 발생했으나 야당 지도자의 체포 등으로 이어지면서 곧바로 진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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