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황금돼지해] ④'다산의 상징' 돼지 "스마트 축사에서 살아요"

입력 2018-12-27 06:19  

[2019 황금돼지해] ④'다산의 상징' 돼지 "스마트 축사에서 살아요"
첨단 ICT 기술 활용해 환경 개선…분뇨·악취 걱정 끝


(나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더럽고 냄새나는 돼지농장은 이제 옛날 말이죠"
'황금 돼지띠'의 해를 코앞에 둔 27일 전남 나주시 동강면 곡천리의 한 돼지 축산농장.
이곳은 어미 돼지에서 새끼를 생산해 30㎏의 무게가 될 때까지 키우는 번식농장이어서 7천여 마리가 한 곳에서 사육되고 있다.
대규모 축사이므로 동물 분뇨 등에서 풍기는 특유의 악취 걱정에 농장 방문이 꺼려질 수 있지만 실상은 기우다.
양돈 농장은 과거 주변 수 킬로미터까지 분뇨 악취가 퍼지기도 하던 것과 달리 청결했다.
새끼돼지 모양의 귀여운 돌 조각상이 없었다면 대리석으로 지어진 축사 외관만으로는 양돈 농장이라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였다.
농장 출입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이뤄졌다.
직원 출입구와 분리된 외부인 전용 출입구에 들어서면 예방 방역을 위한 별도의 위생 샤워시설이 마련돼 있다.
농장은 자체적으로 사업장을 '오염 구역'과 '준 오염 구역', '청결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예외 없이 샤워와 방역 조치를 해야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집단 사육에 치명적인 전염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농장의 한 관리직원은 "전염병이 돌아 살처분을 하면 금전적인 손해도 손해지만 멀쩡하게 살아 있는 돼지들까지 허망하게 보내야 하는 게 더 큰 상처"라며 "예방만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축사는 모돈사,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 등 돼지 생애 주기별로 구분돼 있다.
두꺼운 철제문을 열고 분만사로 들어가자 어미돼지마다 하나씩 마련된 돼지우리 수십 곳에 가지런히 줄지어져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돼지가 싼 분뇨를 바로 우리 아래 물과 미생물이 순환하는 정화장치로 곧장 떨어지도록 설계한 덕분에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축사 한 가운데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는 환풍 팬에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됐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워 적절한 온·습도 관리가 축사 운영의 핵심이다.
축사 내부 센서는 돼지에게 가장 쾌적한 온·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냉·난방기와 환기 팬을 작동시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냈다.

사료 공급 장치도 ICT 기술과 접목했다.
어미 돼지별로 하나씩 설치된 이 장치는 해당 돼지의 과거 수유 능력 등 정보를 바탕으로 젖을 물리는 새끼의 수에 따라 가장 적절한 사료의 양을 조절한다.
어미 돼지가 사료를 남기면 기록해놨다가 건강 이상 유무를 확인하거나 다음번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이러한 축사 상황은 실시간으로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원격 제어도 가능해 축사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크게 줄였다.
7천 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이 농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1명이다.
어미 돼지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생산성도 크게 늘었다.
일반적인 경우 어미 돼지 한 마리는 1년 평균 20마리의 새끼를 낳고, 이 중 30㎏이 될 때까지 2.5마리 정도가 폐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어미 돼지가 평균 27마리의 새끼를 낳고 0.8마리가 죽어, 더 많이 낳고 더 적게 폐사한다고 농장 측은 설명했다.
이 농장을 운영하는 서순길 SB팜 대표는 "시설과 환경은 현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돼지농장은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라는 편견이 남아있다"며 "(편견 때문에) 엄격한 환경 기준을 지키는 양돈 농가까지 과도한 규제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환경과 시설에 투자하지 않은 양돈 농가는 점차 도태되거나 줄어들 것"이라며 "이곳에서 생활하는 직원과 인근 주민,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양돈농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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