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맛' PD "섬세한 매칭과 촬영 기술이 성공 비결"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국내 스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시초격으로 불리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탄생한 지 11년째, 드디어 실제 커플로 이어진 사례가 나왔다.
그냥 교제도 아니고 결혼에 골인한 TV조선 예능 '연애의 맛' 이필모-서수연 커플이다. 함께 김장하는 모습마저 달콤해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 두 사람은 최근 내년 봄 결혼 소식을 깜짝 공개,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10년간 무수히 많은 스타 가상 연애 프로그램(비연예인 간 매칭 프로그램 제외)이 나왔지만 실제 교제나 결혼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이필모-서수연 커플은 과연 '얻어걸린 운'으로 남을까 아니면 진화한 연애 프로그램의 시발점이 될까.
이 커플을 만든 '연애의 맛' 기획자 서혜진 국장은 '반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두 사람이 천생연분인 것도 있지만, 제작진의 섬세한 매칭과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촬영 기술 발전 덕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 국장은 30일 통화에서 "과거와 비교하면 연애 리얼리티가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카메라 기종부터 크게 발전했다. 요새는 숨겨서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많아 예전처럼 얼굴 가까이서 갖다 대고 찍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 등 스타들은 순간과 상황에 몰입하는 능력이 뛰어난데, 기술적인 뒷받침까지 되면서 스타들 스스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를 더 잘 만들어줄 수 있게 됐다"며 "제작진에게도, 스타들에게도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의 매칭 능력 역시 중요한 포인트다. 스타 연애 리얼리티는 아니지만 최근 일반인들의 맞선을 소재로 한 tvN '선다방'에서도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이 탄생한 바 있다.
'선다방' 연출자 최성윤 PD도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출연자들이 설명해주는 상세한 이상형에 따라 섬세한 매칭 작업을 벌인다. 우리 제작진은 관련 대행업체를 차려도 될 수준"이라고 했다.
서 국장 역시 "작가진들이 이상형 매칭부터 데이트 코스 짜는 것까지 아주 능수능란하다"고 웃으며 "이렇다 보니 스타들이나 소속사에서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성사되는 경우도 많다. 정영주 씨가 그랬다"고 말했다.
화제성에 매칭능력까지 자랑하니 당초 14부로 기획한 '연애의 맛'은 아예 무한 연장됐다. "다음에는 누가 진짜 연애 또는 결혼할까" 하며 몰입해 지켜보는 시청자도 점점 는다.
실제 커플 탄생은 제작진에게도 큰 힘이 된다. 서 국장은 "막연히 기대한 게 현실화하는 기쁨은 우리로서도 크다"고 했다.
"프로그램 연장 소식에 이필모 씨한테 '좀 더 찍어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이제 진짜 연애를 하고 싶은지 그만 찍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더라고요. 그때 조금 눈치 챘죠. 그러더니 상견례를 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웃음) 제작진으로서는 좋죠. 애초에 이 프로그램 기획 의도가 싱글 스타들의 이상형을 최대한 찾아드리고, 그 사람과 커플이 됐을 때 100일 안에 이뤄질 수 있을까를 지켜보는 건데 이뤄졌잖아요."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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