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인상, 의회 관여 못하게 제도화…집행부 감시 기능도 강화"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황세영 울산시의장은 "앞으로 의회가 의정비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황 시의장은 27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의원들이 셀프인상이라는 비난을 받도록 만든 현재의 의정비 심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새해부터 시민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찾아가는 '버스킹 의회'를 야심 차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역 현안이 있는 곳에 현장 의회를 차려 시민 목소리를 가감 없이 청취하고, 집행부가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황 시의장과 일문일답.
-- 새해 의회가 울산 발전을 위해 추진할 사업은.
▲ 의회 본령인 감시와 견제, 대안 제시의 순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다. 의원 개개인 자질과 능력을 향상하고, 청렴성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다.
시민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하는 의정활동 일환으로 찾아가는 '버스킹 의회'를 열 계획이다. 지역 현안이 있는 곳에 현장 의회를 차려 시민 목소리를 가감 없이 청취하고, 집행부가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다.
현장체험과 토크콘서트가 병행된 버스킹 의회가 시민과 의회를 한층 더 가깝게 연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의정비 인상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해결 방안은.
▲ 의정비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인으로서의 입장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생활인 한 사람으로선 현실 문제지만, 정치인으로서 시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선 의회에서 4년간 동결했기에 이번 의회에서 2년간 동결하고, 2년은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 의원 생각이었다.
논리적인 설득보다는 정서적인 접근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다만, 의원들이 셀프인상이라는 비난을 받도록 만든 현재 의정비 심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동결이든 인상이든, 의회가 의정비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지난 6개월간 시의회를 평가한다면.
▲ 돌아보면 찰나와 같은 시간이었지만, 순간순간은 영원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변화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시간도 짧았고, 열정보다 깊이가 얕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도 관행적이고 타성에 젖어 있던 의정활동에 혁신과 쇄신의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의기관 면모를 일신했다. 지난 6개월 활동을 반성과 성찰 기회로 삼아 울산과 시민을 위한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논란도 있었고 논쟁도 있었지만, 지방의회 권력이 교체되면서 일정 정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는 점에서 성적표는 100점 만점에 80점은 상회하지 않을까 자평한다. 부족하고 모자라는 20점이 무엇이었는지 늘 고민하면서 100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더욱더 주력하겠다.
-- 내세울 시의회 활동을 소개한다면.
▲ 침체의 늪에서 어려움을 겪던 울산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의회가 일조했다. 현대중공업 공공선박입찰 참가 제한 유예를 끌어낸 것은 물론,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앙정부가 전폭 지원하고 협조하기로 했다. 해상풍력발전과 수소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장착시켰으며, 관광산업과 게놈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산업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의회 내부적으로는 감시와 견제 수준을 한층 더 높였고, 의원 국외활동 외부 심의 기능을 강화했으며, 국외활동에서 넓힌 견문을 시정과 교육행정에 접목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했다. 의회가 단순히 통과의례의 기관이 아닌 실질적인 민심 전달창구가 되도록 노력해 어느 정도 변화에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 집행부와 소통, 야당과 화합은 잘 되는지.
▲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 의정활동에서 증명되고 있다. 의원을 설득하지 못하는 정책과 사업이라면 시민을 설득할 수 없고, 시민도 납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정당 소속으로서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각자 역할과 본분에 맞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같은 정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감시와 견제를 느슨하게 하지 않을 것이며,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야당과도 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하겠지만, 소수의 목소리라고 외면하거나 배척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통과 공감의 의회를 만들겠다는 초심에는 변함이 없다. 울산과 시민을 위한 동반자로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
--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 미덥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의욕과 열정만큼은 역대 어느 의회보다 높다고 감히 자부하고 싶다. 의욕과 열정에 더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원상을 정립해 시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해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는 의회가 되겠다.
시민 곁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울산시의회가 되도록 시민 여러분께서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새해에는 울산의 영광과 명성이 회복되도록 다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나갔으면 한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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