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빵과 물만 주고 징벌방 구금' 오랜 전통 사라진다

입력 2018-12-26 15:54   수정 2018-12-26 16:05

미 해군 '빵과 물만 주고 징벌방 구금' 오랜 전통 사라진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해군이 초기 목선 함선으로부터 지금은 핵 추진 항공모함으로 진화했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 한 가지는 함장(선장)이 사소한 잘못을 저지른 수병들을 빵과 물만을 준 채 징벌방에 구금하는 것이다.
마치 해적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지만 이러한 고전적인 징벌이 아직 미 해군 교범에 등재되고 실제 시행되고 있는 전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러한 오랜 전통이 지난 2016년 의회에서 통과된 통일군사재판법 개정에 따라 새해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전했다.
개정 군사재판법은 대부분 변호사의 주요 관심사인 절차법에 관한 것이지만 '구금' 전통 철폐는 모든 해군 병사들의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개정법하에서도 지휘관들은 여전히 사소한 비행을 저지른 수병들에 대해 군사재판 없이 다양하게 징벌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만, 빵과 물만으로 '배식을 감축한 채' (최장 3일간) 수병들을 구금할 수 있는 규정은 삭제됐다.
이 규정은 지난해만 해도 미 해군 함정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됐다. 한 구축함은 통금 위반이나 음주 등 잘못을 저지른 수병들을 구금에 처해 '빵과 물'호(號)라는 명칭을 갖기도 했다.



많은 미 해군 장병들은 이러한 오랜 징벌 조치가 사라지는 것을 환영하고 있으나 일부는 항해 중 '편리하고 효과적인 전통'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1982년 해군에 입대, 2009년 퇴역한 케빈 아이어 대령은 함장이 광범위한 권한을 가져온 전통에 비춰 일면 구금 징벌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의 엉덩이를 때리는 관습이 변하는 것처럼 해군도 '빵과 물' 징벌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두 차례 구축함을 지휘한 스콧 테이트 대령은 빵과 물 징벌을 시대착오적 방식으로 일축하면서 자신은 하급 수병들에 일부 훈육이 필요한 경우 구금 징벌 대신 패트릭 헨리와 같은 작가들에 대한 보고서를 쓰게 했다고 밝혔다.
미군 지휘관들은 명령 불복종이나 직무 태만 등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감봉이나 강등 또는 출입 제한 등의 비사법적 징벌을 가할 권한을 갖고 있다.
미 해군은 징계에 관한 한 가장 전통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직도 공개적으로 함장이 사정을 듣고 판결을 내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죄 판결을 받은 수병을 주 돛대에 묶은 후 태형을 가하던 시절을 연상케 하는 방식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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