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급식 등 시민 기대 부응하려 노력…소통하는 교육감 될 것"
교육청 청렴도, 교원 업무 경감 등 강조…"비정규직 어려움 살필 것"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27일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부모 교육비 부담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노 교육감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2018년을 돌아보며 "취임 후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고교 무상급식을 실현하는 등 시민 요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했다"면서 "학교 현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새해에는 중·고 신입생 교복비와 유치원 급식비 지원 등 교육복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청렴도 개선, 교원 행정업무 경감, 학교 안전도 향상, 교육 주체의 정책 참여 등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노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취임 후 교육복지 확대 성과가 눈에 띄는데, 새해 이 분야 주요 사업은.
▲ 공교육은 당연히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의로운 교육복지를 실현하겠다.
새해에도 초중고, 특수학교에 대한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고, 공·사립 유치원에 대해서도 급식비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학부모 교육비 부담 제로화를 위한 주요 사업으로 '모든 중·고 신입생 교복비 지원', '초등학교 학습준비물비 전액 지원', '초·중학생 수학여행비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사업들 재원 마련을 위해 관행적이고 보여주기식이었던 222개 사업을 재정비해 425억원을 확보했다. 보통교부금은 전년 대비 1천471억원이 늘었고, 2022년까지 증액이 예상된다. 지방자치단체 무상급식 분담률은 2018년 26%에서 2019년 31.4%로 높아졌고, 앞으로 협의를 통해 지자체 부담률을 계속 높여나가겠다.
적극적인 예산 확보로 학부모 부담 경비를 계속 지원해 '교육경비 제로시대'를 열겠다.
-- 새해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사업이나 정책은.
▲ 교육 주체들의 삶에 가치를 더하고자 학생 중심의 수업혁신, 자율과 책임의 학교민주주의 실현, 참여로 소통하는 울산교육 등 학교 현장 변화에 주력하겠다.
먼저 학생회 대표자 연수, 민주시민 교육교재 개발과 보급, 청소년 진로 멘토링, 진로 체험처 개발 확대 등 학생자치 활동과 진로교육을 강화한다.
울산교육회의 운영, 시민과 만나는 교육감실, 시민참여 예산제, 공익제보센터 운영 등 다양한 교육 정보 제공과 교육 주체들의 정책 참여 방안도 마련한다.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직원 행정업무 경감이 선행돼야 한다. 업무 경감 표준모델 개발, 전시·행사성 위주 사업 축소와 폐지 등을 통해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최대한 보장하겠다.
학생 중심수업을 지원하고자 혁신학교 운영, 고교학점제 시범지구 운영, 공동교육과정 운영 범위 확대, 악기 지원센터 운영 등을 시행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도록 통학 안전용 가방안전덮개 지급, 통학로 안전취약학교 교통안전 반사경 지급, 통학로 옐로카펫 설치 등도 추진한다.
-- 시교육청 청렴도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현재까지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 울산교육이 시민들에게 외면받은 것은 지속적인 교육 비리 때문이다.
취임 이후 교육부패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고, 부패·비리에 관련되면 교육감부터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내부 청렴도를 높이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 중위권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번 성과를 동력으로 삼아 성범죄와 학교 4대 비리 등 고질적 병폐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 공익제보센터 운영 등으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하고 관리하겠다.
고위공직자 청렴도와 부패위험도 평가를 강화하고, 청렴시민감사관제를 운영해 시민을 교육행정에 참여시키며, 사전계약 예고제와 정보공개 시스템 운영 등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부패와 비리 발생 요인을 제거할 계획이다.
중위권 도약에 만족하지 않고 전국 최상위 수준 청렴도를 반드시 달성하겠다.
-- 지난 7개월간 교육감직을 수행한 소감은.
▲ 전임 교육감들의 부패와 비리로 시민은 울산교육을 외면해 왔고, 파행적인 교육행정으로 학부모들은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비를 부담해야 했다. 실망이 컸던 만큼 새로운 교육감에 대한 기대가 컸을 것이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시민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려고 노력했다.
시민 누구나 교육감을 만나 교육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만들었고, 학생·학부모·교직원과 원탁토론을 통해 울산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이제 시작이겠지만, 학교 현장을 찾아보면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느낀다.
수직적인 교육행정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수평적인 문화로 바뀌고 있고,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
보람도 있었고 아쉬움도 남는 한 해였다. 새해에는 계획한 일들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취임 첫해 성과를 꼽는다면.
▲ 학부모들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2018년 2학기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애초 고교 무상급식은 2019년 시행을 목표로 했는데, 시기를 한 학기 앞당기는 성과를 거뒀다.
만년 꼴찌였던 울산교육청 청렴도가 개선돼 중위권 수준으로 올라섰다.
학부모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는 안전문제에도 노력을 기울여, 모든 학교에 고화질 폐쇄회로(CC)TV와 배움터지킴이실 구축을 완료했다. 교실 공기정화장치 설치 비용, 유해물질에서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재원 등을 새해 예산에 우선 반영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교육감 직고용으로 전환한 것에도 보람을 느낀다.
-- 학교 비정규직노조와 갈등이 여전한데,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 노조와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학생 급식 차질이 생겨 불편하게 한 것에 대해 학부모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노동이 존중받는 '차별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학교 비정규직 고용안정, 처우개선, 대화와 소통을 통한 민주적 노사 관계를 약속했다.
이런 약속을 지키고자 학교경비원과 환경미화원 등 비정규직 65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휴가를 확대하는 등 처우개선에도 노력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해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교육공무직 전보 개선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3월 전보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에도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제도적 한계와 예산 운용 문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에 만족한 답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당장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겠지만, 좀 더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비정규직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를 풀도록 하겠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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