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부소방서 이희민 소방장 "다치지 않아 감사…최고의 구조대원 될 것"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새해 소망을 말할 때 보통 자신의 안위를 먼저 이야기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충북 청주서부소방서 119구조대 이희민(37) 소방장은 새해 소망을 묻자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기원했다.
이 소방장은 1일 "시민들이 안전불감증을 없애셨으면 좋겠다"며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지 않나. '상관없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거나 운전한다든지, 한 잔 정도는 괜찮겠거니 하다가 다치시는 분들이 많다"며 "사고에서 살아남아도 결과적으로 안타깝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말연시에는 쉬는 사람이 많지만 사고가 잦은 이때면 소방관들은 더욱 바빠진다. 이 소방장도 추가 근무에 투입됐다. 성탄절은 물론 1월1일도 그에겐 즐거운 휴일이 아니라 오히려 신경을 더욱 곤두세워 일해야 하는 날일 뿐이다.
이 소방장은 "지난주부터 이날까지 특별경계근무가 있어서 쭉 야간근무가 잡혔다"며 "소방관 생활 초창기엔 당연히 저도 이런 날 번화가에 나가 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직 미혼인 그는 "언젠가는 제게도 (연말연시에) 데이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 소방장은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쉬는 날에도 팀원들과 같이 훈련하면서 팀워크가 굉장히 좋아졌다"며 "익숙함에 속아서 소홀함도 없지 않았나 반성이 되기는 하는데 1년 내내 저나 팀원들이 다치지 않은 것에 그저 감사하다"고 안도했다.
2010년 소방복을 입기 시작해 어느덧 10년 차를 바라보는 이 소방장은 특전사 출신의 정예 구조대원이다.
군 생활이 체질적으로 잘 맞았기에 제복을 입는 공무원 생활이 자신에게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다고 했다.
취미인 스킨스쿠버도 수난 구조 등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을 정도로 타고난 구조대원 체질이다.
사고와 재난의 최전선에서 숱한 인명을 구한 그는 새해를 맞아 더 뛰어난 구조대원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이 소방장은 "올해도 다치지 않는 것이 당연히 1번"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전문인명구조사' 자격 취득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현재 인명구조사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다. 전문인명구조사는 독자적인 구조 활동이나 업무지시는 물론 환경변화 등에 따라 구조 활동 표준 절차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지침을 수립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사람을 말한다.
지난해 첫 시험이 치러졌고 현재 자격증 보유자는 전국에 2명뿐이다.
이 소방장은 "구조대원은 구조대에 들어와서야 만들어지는 것"이라면서 "구조대원으로서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라며 전문인명구조사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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