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 아파트 경비원 70% 해고…"최저임금 오르고 인력 많아"(종합)

입력 2018-12-27 15:27   수정 2018-12-27 15:38

울산 모 아파트 경비원 70% 해고…"최저임금 오르고 인력 많아"(종합)
일부 주민 반발 "아이들 안전·택배는 누가 감당…경제 논리로만 따져선 안 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30명 중 22명(73.3%)이 새해 첫날부터 해고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주민 투표를 거쳤고 최저임금 인상 등 여파 등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주민들은 "경제 논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27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내 광장에서 경비원 해고 주민 찬반 투표를 했다.
전체 1천613가구 중 619가구(38.4%)가 투표에 참여했고 385가구(62.2%)가 해고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경비원 30명 중 22명에게 오는 31일 근무를 마지막으로 계약이 끝난다는 해고 통보가 전달됐다.
대부분 60대인 경비원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경비원 수가 다른 아파트보다 많은 데다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아파트 가구당 경비비는 현재 4만7천원가량으로 경비원 30명 모두 내년에도 고용이 유지되면 5만2천원가량으로 상승한다고 관리사무소 측은 밝혔다.
또 규모가 비슷한 다른 아파트 경비원 인원은 7∼10명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주택관리업계에 따르면 실제 이 아파트 경비원 인원은 울산에서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관리사무소는 이번 경비원 감축에 따라 가구당 경비비가 2만1천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아파트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이번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은 "경비원이 대폭 줄어들면 아이들 등하교 시 안전은 누가 책임지냐, 택배·재활용 업무 등은 다 감당할 수 있느냐"며 "경제 논리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대자보에 썼다.
일부에선 주민 투표 참여 가구가 절반을 넘지 않아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주민 투표로 결정된 사안으로 투표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어 문제는 없다"며 "조경관리원 1명과 환경미화원 2명을 고용해 주민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cant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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