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환 유해 일부는 英병사 기대도…실종자 친척들 찾기 분주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군은 1950년부터 1953년 사이 한국전쟁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인 8만1천여명을 파병했고, 전사자도 1천100여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실종자만도 300명 이상이다.
한국전쟁 실종자를 찾고 있는 영국 국방부 내 조사관들은 북한이 지난 7월 정전 65주년에 맞춰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하면서 활동에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조사관은 북한의 유해 송환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간 정상회담의 성과로 나온 만큼 부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덕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 글로스터셔 연대의 '임진' 막사 한쪽의 사무실에서도 조사관들은 전사자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영국군 글로스터셔 연대 병사 650명은 1951년 4월 임진강에서 1만명의 중공군에 맞서 싸웠고, 40명만이 죽거나 다치지 않고, 또는 포로가 되지 않고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전투의 이름을 따 부대 막사에 '임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6개월 전에는 한국 측에 의해 임진강에서 발견된 해골 2개가 영국에 인도되기도 했다.
영국 전사자들의 시신 회수와 신원 확인을 담당하는 영국 합동사상지원국(JCCC) 연구자들은 특히 북한이 미국에 보낸 유해 중 일부는 영국인 병사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군내 조직으로 알려진 JCCC의 고고학자인 니콜라 내시는 영국군 실종자들의 친척을 찾는 한편 송환 유해에 대해 미국과의 상호 검토를 위해 이들 친척으로부터 DNA 샘플 확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시는 가디언에 "미국 쪽에서는 그들이 받은 유해들로부터 DNA 샘플을 추출하고 있으며, 지금은 한국전쟁의 전사자가 있는 다른 국가들로부터 그 가족들의 DNA 샘플을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 역시 실종자 300여명 중 바다에서 목숨을 잃거나 수장된 약 50명을 제외한 다른 실종 병사들의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약 30명과 연락이 됐다고 밝혔다.
내시는 "가능성은 작지만, 친척을 찾을 기회"라면서 글로스터셔 연대에서 사망한 병사의 아들 한 명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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